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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매각 서두를 일 아니다 [thebell note]

강철 기자공개 2015-11-11 08:42:14

이 기사는 2015년 11월 10일 09: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은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근본적인 경영 정상화를 위해 조기에 민영화를 단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위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과잉 인력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산업은행이 조기 민영화를 천명한 후 조선업계에선 인수 후보군, 시점, 가격 등에 관해 여러 전망이 제기됐다. 사실무근으로 밝혀지긴 했으나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경영 정상화 방안 수립에 앞서 SK그룹과 매각에 사실상 합의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전 연락이 닿은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방위산업을 영위하기 때문에 매각 대상자가 국내 기업으로 제한되고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이 유례 없는 실적 악화로 여력이 없는 점을 들며 민영화가 조기에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조선업계도 산업은행이 단기간에 매각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장 내년까지 4조 20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고 협상 과정에서 노동조합과의 원만한 합의도 이뤄져야하는 만큼 매각 추진이 만만치 않을 거란 관측이다.

일각에선 이미 대우조선해양에 수조 원의 자금을 투입한 산업은행이 추가로 4조 2000억 원을 지원하는 것에 대한 이해를 얻기 위한 방편으로 조기 민영화를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시가총액이 역대 최저 수준인 1조 원까지 하락한 점을 감안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15년이 넘도록 대우조선해양 경영권 지분을 보유해온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매각이 절실할 것이다. 흥행을 위해서는 주가가 조금이라도 낮은 시점에 매각을 추진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산업은행 내부적으로 저가 매각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서둘러 매각을 추진한 탓에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 과정을 감당하지 못할 기업에 경영권이 넘어가는 건 아닌 지 우려스럽다. 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업을 선택하지 못한 데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당면한 과제는 매각이 아닌 경영 정상화다. 4조 원이 넘는 공적 자금이 투입된다고는 하나 연간 3~4조 원의 적자를 내는 기업을 인수하길 원하는 곳이 있을 리 만무하다.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단행되는 4조 2000억 원의 자금 지원과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조금씩 수익성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아무쪼록 산업은행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각보다는 경영 정상화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이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익성 및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상승이 반드시 전제돼야만 원활한 매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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