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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에 배신당한 크레딧시장, 해법은 독자등급" [크레딧 애널리스트 진단]임정민 NH투자증권 FICC 리서치센터 크레딧팀장

민경문 기자/ 신민규 기자공개 2015-11-23 10:32:54

이 기사는 2015년 11월 19일 1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장은 한마디로 대우조선해양에 배신을 당했다. 올해 초에도 3500억 원의 회사채를 찍었는데. 채권단이 4조 원의 자금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그걸로 끝날지는 의문이다."

18일 만난 임정민 NH투자증권 FICC 리서치센터 크레딧팀장은 상기돼 있었다. 예상치 못한 대우조선해양의 '빅 배스(Big bath)'로 인한 충격이 적지 않은 듯 했다. 임 팀장은 "그 전까지는 STX, 동양, 웅진 등 A급 중견기업의 법정관리가 대부분이었는데 대우조선해양을 계기로 AA급이 단박에 무너질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준 셈"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구조조정을 주도했던 회사가 무너졌다는 점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입장이다. 임 팀장은 "비슷한 시기 대규모 부실이 드러난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그나마 삼성그룹이라는 든든한 주인이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산업은행이 이끄는 구조조정 딜을 시장에서 신뢰하기 힘들게 됐다"고 진단했다.

과거와는 달리 금융당국이 직접 좀비기업 솎아내기에 나섰다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했다. 임 팀장은 "한계기업의 증가 속도가 과거 3년간 급격하게 늘어났다"며 "다만 한계기업을 서둘러 퇴출시키겠다는 건지, 조기 매각해 살리겠다는 건지 헷갈리는 부분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임정민 NH투자증권 팀장

한진해운·현대상선 합병안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시각을 드러냈다. 사실상 올해 신속인수제가 종료되고 추가적으로 은행이나 정부 지원이 필요한 한진해운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방안이라는 것. 물론 대한항공 주주나 채권자로서는 한진해운에 이어 현대상선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이번 합병안이 반드시 긍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임 팀장은 "양사가 하나로 합쳐질 경우 유일한 국적 선사가 탄생한다는 점에서 정부 지원 확대를 예상해 볼 수 있다"며 "다만 STX조선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금만 지원하면 자칫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경영 효율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 팀장은 이번 구조조정을 계기로 독자신용등급 도입도 한층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특히 삼성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비주력사업을 줄줄이 매각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모회사 지원 여력을 신뢰하기가 쉽지 않아졌다는 설명이다.

임 팀장은 "대기업 상당수가 3~4세 경영으로 넘어가게 되면서 계열사가 아버지·자식 간이 아닌 사촌이 되고 있다"며 "사실상 남남이 되고 있는데다 경기 하락도 뚜렷한 만큼 계열 분리 작업이 한층 가속화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장기 크레딧물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독자 신용등급 도입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임 팀장은 "당장 3~4년 뒤 그룹에 계속 남아있을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7년 이상의 장기채를 투자자들이 사들이기란 쉽지 않다"며 "독자신용등급을 통해 모기업이라는 '우산' 없이도 생존여력을 가진 계열사를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임 팀장은 "미국만 해도 회사채 평균 듀레이션(duration)은 7년이라며 3년 내외에 불과한 국내와 큰 차이가 난다"고 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엔지니어링 사태를 둘러싸고 불거진 신용평가사의 뒷북 평정에 대해 그는 "정보공개의 한계로 후행적 평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실적 지표가 기존에 제시된 하향 트리거에 도달했는데도 불구 신용등급이 그대로일 때가 많아 신뢰성을 스스로 깎아먹고 있다"고 꼬집었다.

올해 크레딧시장을 강타한 BNK캐피탈 사태에 대해 임 팀장은 "최근 2년 간 주요 캐피탈 업체들이 자산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신용등급도 덩달아 올랐다"며 "자산건전성에 대한 조명 없이 규모 자체에만 포커스가 맞춰진 데 따른 부작용이었다"고 진단했다.

초미의 관심사인 미국 금리에 대해서는 12월 인상을 기정 사실화하면서도 상승 수준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국내 금리는 현 수준을 계속 유지하되 내년 하반기를 넘어갈 수록 하방압력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약력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응용통계학과, Columbia Business School (MBA)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씨티은행, BNP파리바 뉴욕
△NH-CA 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현재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 크레딧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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