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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현대상선 합병 불가피..국책선사 필요" [크레딧 애널리스트 진단]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 수석연구원

민경문 기자/ 김병윤 기자공개 2015-11-25 09:50:00

이 기사는 2015년 11월 20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레딧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정부당국의 구조조정 정책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채권은행 중심으로 이뤄져 왔던 구조조정이 민간 주도(유암코 PEF 설립)및 정부 주도(대기업 및 기간 산업 대상)로 나뉘고 있는 것. 이는 최근 몇 년간 한계기업이 급증하고 있는 점과도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 수석연구원은 19일 "금융당국이 시장 활성화 대책과 보험업계 규제 완화 방안 등을 발표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구조조정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며 "'칼질'을 세게 하겠다는 건지, 천천히 하겠다는 건지 애매한 부분은 있지만 후자에 더 가깝지 않을까 싶다"고 평가했다.

한계기업(좀비기업)만 하더라도 지난 6월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이미 불거진 이슈라는 점에서 새로울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김 연구원은 "이미 채권은행 주도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었던 만큼 충격요법에 따른 위화감만 더 조성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특히 이자보상배율 등을 중심으로 좀비기업을 골라내는 건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훈 수석연구원

물론 구조조정 과정에서 우선순위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조선업에 대해 당국의 지원 방안이 나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운, 철강이 그 뒤를 이어야 한다는 것. 김 연구원은 "조선업은 빅3가 아닌 곳들은 위탁경영 또는 아예 정리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파이는 줄고 있는데 플레이어들은 그대로라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연구원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양사 모두 이익을 내지 못하는 구조에서 하나의 해운사, 즉 국책선사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수출산업 위주인 나라에서 국책선사 1개 정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글로벌 톱티어 선사인 머스크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3% 이상 줄었지만 여전히 3억 달러의 이상 수익을 내고 있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양대 선사체제로는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얘기다. 김 연구원은 "구조조정은 목적이 확실해야 한다"며 "지금으로선 M&A 외에 다른 방안은 찾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관건은 합병 주체인데 김 연구원 역시 대한항공이라는 모회사를 가진 한진해운 주도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정부로부터 합병안을 요청받았지만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내보인 한진해운과 달리 현대상선은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라며 "이것만 봐도 합병 여건만 만들어지면 한진해운이 충분히 의지를 보일 수 있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철강업과 관련해서는 "포스코, 현대제철 빅2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라면서 "세아 역시 특수강에서 워낙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현대제철이 특수강 사업을 확대한다고 해도 영업을 지속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건설사들의 경우 당초 계획 이상으로 분양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우려스럽다"면서 "워낙 건설사 수가 많다보니 정부가 나서서 구조조정하기 보다는 자연 도태되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선제적 리스크관리를 위해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미래 전망 중심의 포워드 루킹(forward looking) 평가 확대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신평사가 자체 분석한 향후 실적 전망치를 넣어서 미리 신용등급을 조정하자는 얘기"라며 "투자자들이 일부 반발할 수는 있겠지만 발행사 측이 제공하는 정보가 한계가 있는데다 '와치독(watchdog)'이라는 신평사 본연의 역할을 고려하면 보다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약력

△서강대 경제학과/서강대 경제학 대학원 졸업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 채권분석팀(2007.11~2012.06)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20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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