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숏 전략, 잘 쓰면 '헤지' 못 쓰면 '양날의 검' [헤지펀드 전략] ①삼성·브레인 등 대다수 펀드 활용...방식은 운용사별로 달라
정준화 기자/ 최은진 기자공개 2015-12-14 10:35:17
[편집자주]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설립의 문턱이 대폭 낮아졌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 설립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헤지펀드는 무수히 많은 전략을 활용해 절대수익을 추구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롱숏 등 일부 전략이 대부분이었지만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전략들이 등장할 것이다. 이에 헤지펀드가 활용하는 전략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실제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5년 11월 23일 11: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 때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을 주름 잡았던 브레인자산운용. 2012년 9월 설정된 백두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 40%가 넘는 누적수익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했다.이 펀드가 활용한 주요 전략은 펀더멘털 롱숏(Long-Short). 펀더멘털 롱숏은 기업이 속한 산업과 기업의 실적 등 펀더멘털에 근거해 주가가 오를 것 같은 주식은 매수(Long)하고, 내려갈 것 같은 주식은 차입해 매도(Short)하는 투자 방법이다.
이 전략은 2011년 말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출범한 이후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멀티 전략을 활용하는 헤지펀드들이 늘고 있지만 초창기에는 거의 대부분이 롱숏 전략이었을 정도다.
브레인의 경우 롱과 숏 포지션 모두에서 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의 매매를 했다. 주가가 하락할 때도 공매도를 통해 이익을 낼 수 있는 만큼 양쪽 포지션에 대한 전망이 모두 맞아떨어질 경우 그 수익은 배가 됐다. 브레인이 고수익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이다.
그러나 롱숏 전략을 이같이 활용할 때 반대의 경우가 발생하면 손실 또한 더 커질 수 있다. 브레인의 헤지펀드들은 올들어 양쪽 모두에서 주가 방향이 반대로 움직이는 바람에 유난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브레인과 함께 국내 헤지펀드 시장을 양분하다가 독보적 1등(설정액 기준)으로 올라선 삼성자산운용의 헤지펀드들의 롱숏 전략 활용법은 브레인과 확연히 다르다. 삼성자산운용 헤지펀드의 주 전략은 롱과 숏의 비중을 적절히 활용하는 페어 트레이딩(Pair Trading) 전략이다.
페어 트레이딩은 종목들 간 통계적 관계를 분석해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종목들은 팔고, 저평가된 종목들은 사는 방식이다. 같은 업종이나 유사한 업종내 주식들 간 상관관계를 주로 활용한다.
예컨대 조선업 전망이 좋지 못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의 주가 전망이 특히 나쁘다고 판단한 A자산운용사 헤지펀드는 대우조선해양을 차입매도 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나아보이는 현대중공업을 매수하며 수익의 안정성을 꾀했다. B자산운용사 헤지펀드의 경우 삼성중공업을 매도하는 대신 조선업과 관련 있는 기업 중 건자재 기업인 KCC를 매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종목 간 페어 트레이딩이 쉽지 않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대차 풀 등이 크지 않아서 운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기업 중 유사한 곳을 찾아 페어 트레이딩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다만 이같은 글로벌 페어 트레이딩 롱숏은 특별한 이벤트가 발생했을 경우 대응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장기 플랜을 갖고 접근하는 펀드가 아니면 쉽사리 활용하기는 힘들다.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공매도를 통한 숏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헤지펀드의 가장 큰 특징"이라며 "양쪽으로 매매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리면 수익의 안정성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양쪽으로 모두 수익을 얻고자 접근하다가 양쪽 모두 방향이 맞지 않을 경우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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