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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인터넷銀 '필승전략'이 되레 '악수'됐다 "기존 사업과 차별성 낮다" 평가…'i-원뱅크' 집중 전략 전환 지적도

안경주 기자공개 2015-12-01 08:37:35

이 기사는 2015년 11월 30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터파크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한 전자상거래 업체이기 때문에 이런 기반이 가장 탄탄했고,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하고 제일 맞다고 여겼다."(정성진 IBK기업은행 미래기획실장)

"자영업자에 집중된 대출방식의 영업위험이 높고 안정적인 사업운영 측면에서 취약하다."(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외부평가위원회)

기업은행이 인터파크와 손잡고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전략적으로 뛰어들었지만 고배를 마셨다.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구성 초기 여러 군데와 접촉하면서 고심 끝에 선택했던 전략이지만 예비인가 심사에선 되레 악수(惡手)가 됐다는 평가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사업자로 카카오 컨소시엄(한국카카오은행)과 KT 컨소시엄(K뱅크은행)을 선정했다. 기업은행이 참여한 인터파크 컨소시엄(I뱅크은행)은 탈락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준비했던 국내 은행간에도 희비가 갈렸다. 카카오은행과 K뱅크에 각각 참여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웃음꽃이 핀 반면 고배를 마신 기업은행은 아쉬움을 내비쳤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잘 알고 있는 자영업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전략을 준비했는데 선정에서 제외돼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추진을 발표했을 때부터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은행 입장에선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장에선 기업은행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위한 사업전략이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기업은행은 인터파크의 네트워크를 접목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대출 시장에 특화된 수익모델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예비인가 심사에서 기업은행이 강조한 자영업자 집중 전략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예비인가를 신청한 컨소시엄 모두 중금리 대출을 중심으로 사업모델을 짰지만 기업은행이 참여한 I뱅크가 상대적으로 (자영업자에 대한) 편중성이 높았다"며 "오히려 평가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이 기존에 영위해 온 사업과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혔다.

금융당국 다른 관계자는 "기업은행, 웰컴저축은행 등 주주로 참여한 기업의 사업과 I뱅크의 사업전략 간에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자영업자 대출 비중이 높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추진 과정에서 강조한 혁신성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몇 차례 우여곡절을 겪은 만큼 작년부터 추진해 온 모바일 통합플랫폼 'i-원뱅크'에 집중하는 전략 수정도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기업은행은 당초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진출을 모색했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이 포기하면서 기업은행은 인터파크를 새로운 파트너로 선택했다. 앞서 카카오 컨소시엄에도 한국투자금융지주를 통해 참여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불발됐다.

카카오와 컨소시엄 구성이 무산되자 기존의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전략을 바꾼 신한은행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카카오은행에 참여한 국민은행은 플랫폼 활용 보다는 인터넷전문은행에 집중했다. 투트랙 전략 보다는 하나의 사업에 집중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의사를 밝히면서 기업은행이 목표 달성을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몇 차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투트랙 전략을 쓰기 보다는 이를 수정할 필요성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기업은행은 당분간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고려하지 않고 통합플랫폼인 'i-원뱅크'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은행법 개정 이전에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가 쉽지 않은 만큼 당분간 재추진할 생각은 없다"며 "통합플랫폼인 'i-원뱅크'를 통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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