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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환 하나생명 사장, '턴어라운드' 기틀 마련 [CEO성과평가]보장성보험 개발 성장발판 준비…잦은 지배구조 변동에 흔들린 조직 안정화

윤 동 기자공개 2015-12-14 11:21:46

이 기사는 2015년 12월 10일 14: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은 하나생명보험은 김인환 사장(사진)이 이끌고 있다. 지난해 취임 이후 편견을 탈피한 상품을 개발하면서 저축성보험에만 의존하던 하나생명에 보장성보험이라는 새로운 날개를 달아줬다.

김인환 하나생명 사장

잦은 대주주 변경과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친 조직을 맡아 대과(大過)없이 보험회사를 운영했다는 평이다. 턴어라운드의 기틀을 마련한 것도 긍정적이다. 다만 새로운 영업 채널을 확대하지 못해 방카슈랑스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사업 구조는 극복해야 할 숙제로 지적된다.

임기 만료를 3개월 앞둔 지금 보험업계는 김인환 사장이 연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하나생명의 수익성을 크게 상승시키는 등 성과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M&A 전문가 김인환 사장…대주주 변경·구조조정 위기 진화

지난 1991년 설립된 하나생명은 대주주가 수차례 바뀌는 굴곡을 겪는다.

하나생명은 최초 프랑스생명보험(AGF)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2003년 현재 최대주주인 하나은행과 기존 주주였던 알리안츠 그룹과의 합작법인으로 전환됐다. 하나생명이라는 지금의 상호를 사용한 것도 이때부터다. 2007년에는 알리안츠가 지분을 팔고 떠났고, 2008년부터 경영에 참여한 HSBC그룹은 2013년에 지분 관계를 정리했다. 지배구조 변동이 잦은 보험회사 중 한 곳이었던 셈이다.

지배구조 변동이 심한 상황에서 하나생명은 2013년 구조조정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단행했다. 직원 수는 222명에서 151명으로 71명(32%)이 줄었다. 지점수도 16개에서 11개로 축소됐다.

흔들리는 조직을 추스르는 일을 김 사장이 맡았다. 하나금융지주에서 충청은행, 보람은행, 서울은행 등 숱한 M&A를 진두지휘하면서 쌓은 조직 안정화 기술을 하나생명에도 발휘하라는 주문이었다. 취임 이후 김 사장은 영업현장을 파고들며 발 빠르게 조직을 안정화시켰고 이제는 턴어라운드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을 듣는다.

◇방카슈랑스 전용 보장성보험 개발…성장 발판 마련

김 사장은 취임 이후부터 조직 안정화와 동시에 수익성 확대라는 어려움 임무를 해결해야 했다.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전속설계사가 줄어들게 된 하나생명이 수익성을 확대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 이전까지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이 높았고 보험상품 판매 채널은 방카슈랑스에 주로 의존했기 때문이다. 저축성보험 상품은 저금리 시대에 보험사의 역마진 위험을 높인다.

김 사장은 상품 개발에서 해답을 찾았다.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보장성보험의 판매가 어렵다'는 보험업계의 편견을 깨보려는 시도를 시작했다.

대표적인 상품은 '(무)행복knowhow Top3 건강보험'이다. 김 사장이 직접 상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개발에 힘을 쏟았다. 질병을 보장하면서도 연금과 비슷한 형태로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이 상품은 올해 11월까지 총 7000여 건, 월납보험료 기준 총 15억 원 수준의 실적을 거두면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김 사장의 상품 전략이 맞아 떨어지면서 하나생명의 순이익도 마이너스 수준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2013년은 대규모 구조조정에 의해 흑자가 발생했음을 감안하면, 김 사장 취임 이후에야 하나생명이 안정적인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 정도로 턴어라운드 한 것이다.

지난해 말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성공시킨 점도 하나생명의 체력 강화에 도움이 됐다. 보험사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는 와중에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해 영업은 물론 리스크 관리 부문에서도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나생명 주요 경영지표 추이

◇방카슈랑스 채널에 99.5% 의존…영업 리스크 아직 남아

다만 방카슈랑스 채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영업수익 규모를 크게 늘리지 못한 점은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생명의 수입보험료 기준 시장 점유율을 보면 김 사장 취임 전인 2013년 말 0.46%에서 올해 9월 기준 0.56%로 0.1%포인트 상승했다. 준수한 기록이나 전속설계사가 있거나 보험대리점(GA)과의 협력이 잘 됐다면 더욱 점유율을 확대했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하나생명 방카슈랑스 의존도
*초회보험료 기준

영업의 95.5%를 방카슈랑스 채널에 의존하고 있는 점은 리스크다. 방카슈랑스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 영업 악화를 피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매해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하나생명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다.

현재 국회에서는 보험사의 복합점포 입점 허용 이후 방카슈랑스 시장을 규제해야한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은 방카슈랑스를 통해 모집할 수 있는 보험상품의 범위와 모집인 수 등을 규제하자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지난 7월 발의했다.

김 사장이 방카슈랑스 전용 보장성보험을 개발하면서 일부 단점이 극복됐으나 방카슈랑스에 전적으로 의존해야하는 영업 형태의 문제는 두고두고 풀어야 할 숙제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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