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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펀드 깐깐한 기준, 영화생태계 '보약' [thebell note]

현대준 기자공개 2016-04-11 08:10:14

이 기사는 2016년 04월 08일 11: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태펀드가 출자한 문화계정 펀드들은 영화제작사들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항상 투자에 목 말라있는 영화제작사가 왜 모태펀드를 통해 투자받는 걸 부담스러워할까.

모태펀드의 문화 계정은 투자에 대한 기준이 까다롭다. 모태펀드가 중요하게 보고 있는 사항은 '표준근로계약서'와 '임금체불 업체 투자금지'다.

표준근로계약서는 지난 2013년 영화진흥위원회를 통해 나온 제안이다. 지난 3년간 모태펀드는 위탁운용사를 맡고 있는 벤처캐피탈에게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업체에 투자하도록 요구해왔다. 영화 프로젝트 투자를 진행할 때 해당 영화 촬영에 참여하는 스태프에 대해서 4대 보험과 초과 수당 등을 챙겨줄 수 있도록 규정을 지어놓았다.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기타 비용들이 올라가게 되면 이는 곧 제작비의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영화제작사들은 부담을 느낀다. 벤처캐피탈 입장에서는 이 때문에 투자를 하기도 쉽지 않다는 불평도 나온다. 수익성이 검증된 투자건이라도 엄격한 규정 때문에 투자건이 무산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임금체불 업체 투자금지 조항도 투자를 까다롭게 만드는 이유다. 투자를 집행하는 벤처캐피탈 입장에서는 임금체불 내역을 세세하게 감시하기 힘들다. 영화 제작사 역시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한 순간의 실수도 용납이 되지 않기에 엄격한 기준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아직 유관 기관들은 이에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모태펀드의 이러한 시도는 영화 생태계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부담스러울수도 있지만 영화 생태계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변화"라고 말했다.

그의 주장은 이러하다. 당장 눈앞에 놓인 수익에 집착해 마땅히 개선되야하는 부분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결국 영화 업계는 퇴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불량' 업체들을 골라내고 영화 스태프들의 기본적인 처우를 보장해줄 수 있는 이러한 조항들이 영화 업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벤처투자'는 단순한 수익사업이 아니다. 아직 여러모로 부족한 업계의 토양에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을 제공하는 것이 모험자본 '본연'의 역할이다. 아직 온전하게 환영받지는 못 하고 있지만 모태펀드의 이러한 까다로운 기준이 영화 생태계에 굳건히 자리잡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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