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발전 공기업 IPO를 보는 '싸늘한' 시선

신민규 기자공개 2016-04-26 08:29:45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5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한국전력공사 발전 자회사 5곳의 기업공개(IPO)를 검토하고 있다. 에너지 공기업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아직 최종안이 나오기도 전이지만 초우량 신용등급(AAA)을 가진 공기업 딜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발전 공기업의 지분은 한국전력이 100% 보유하고 있다. 초안대로 한국전력이 보유지분을 자회사별로 각각 30%씩 구주매출만 한다고 가정해도 총 공모규모는 최소 5조 원을 넘어선다.

우려스러운 점은 발전 공기업들이 그동안 자본시장에서 얻은 평판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이다. 회사채 시장에서 발전 공기업들은 저금리 조달로 악명이 높았다. 형제 기업 간에 한푼이라도 조달비용을 아끼기 위해 과도한 금리 경쟁을 벌여온 것이다.

국내 IB들은 조단위 발행금액을 포기할 수 없어 수수료 녹이기를 통해 발전채를 인수해왔다. 역마진을 감수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시장을 선도할 자질을 갖춘 기업이라 하기에는 조달 측면에서 부족함이 많았다.

정부의 부채감축 기조에 따라 지난해부터 차입이 대폭 줄기는 했지만 그전까지만 해도 이러한 관행은 고쳐지지 않았다. 금융감독원마저 일괄신고제를 적용하는 발전채에 대해 예외적으로 수요예측 도입을 고민할 정도였다. 대형 증권사 중에서는 아예 발전채 인수에 손을 뗀 곳도 생겼다.

이번 IPO를 바라보는 국내 증권사들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많은 공기업들이 주관사 선정 과정 단계부터 높은 밸류에이션과 낮은 수수료를 공통적으로 요구해 온 점도 부담이 되고 있다.

공기업의 경우 주관사 입찰제안요청서(RFP) 상의 가격평가 항목에 IB들이 수수료를 제안하도록 돼 있다. 가격평가 배점한도에 입찰자들이 제시한 수수료율 중 최저값(최저입찰요율)과 입찰 당사자가 제시한 수수료율(당해입찰요율)을 감안해 평점을 매긴다.

가격평가 점수만 잘 받아도 우선협상대상자 대열에 낄 확률이 상당히 높아져 저가 수수료의 악순환이 반복됐다. 지난 2009년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상장 주관 수수료로 1bp를 책정한 사례는 유명하다. 7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던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기본 인수수수료로 7bp를 제시하기도 했다.

발전 공기업의 상장 취지는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신사업 추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원하는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고 투자자 모집까지 성공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려는 자세부터 보여야 할 것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