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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해외 자본, 투자시장 흐름 바꾼다" [문화콘텐츠 투자시장 재조명③]중국 등 해외 자본, 특정 작품 투자 넘어 기획사 M&A로 진화

김나영 기자공개 2016-06-09 08:22:39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2일 16: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국 자본들은 한국 문화콘텐츠가 돈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류 열풍으로 국내 콘텐츠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확대되면서부터다. 중국 자본의 경우 투자할 때 '0'이 하나 더 붙고 덜 붙고는 개의치 않는다. 마음만 먹으면 회사 하나를 통째로 살 수 있을 정도의 자금력을 자랑한다. 이 같은 기조는 당분간 계속돼 문화투자의 파이가 커지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대중문화와 맞닿아 있는 문화콘텐츠는 흥미성이 강조된다. 한 마디로 재미있지 않으면 아무도 안 본다는 의미다. 투자에 있어서도 진입장벽이 낮은 부분이다. 바이오와 같이 전문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영역이 훨씬 작아서다.

이는 지금처럼 금융투자시장에 자금이 넘쳐날 때 문화투자에 쉽게 돈이 쏠리는 이유가 된다. 여기에 한류를 간파한 외국 자본이 가세하면서 그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문화콘텐츠 투자시장 관계자들이 느끼는 무게감이 더해갈 만한 상황이다.

◇ 흥미성 위주의 낮은 진입장벽이 파이 키워

호모 루덴스(Homo ludens). 인간의 유희적 본성은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명제로 압축된다.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호이징가에 따르면 놀이는 일상과 생산을 위해서도 필수불가결하다. 이 같은 원동력이 인류의 오롯한 유희적 문화를 이룩해냈다. 이 중 문화콘텐츠는 미디어의 발달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직간접적 놀이가 됐다.

문화콘텐츠산업과 문화콘텐츠 투자시장은 이 단순한 물음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바로 '재미있어서 돈이 될 것인가?'이다.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은 만큼 재미있다고 생각이 되면 투자 가능 여부를 판단한 자금이 유입된다. 시장이 커질수록 자금의 출처는 확대되고 투자금이 몰리는 속도도 빨라진다.

문화투자 시장의 변화에서 가장 먼저 손꼽히는 것은 외국 자본의 유입이다. 국내 자본보다 훨씬 큰 규모의 외국 자본들이 한국 문화콘텐츠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형태도 단순 작품투자를 넘어 기업 인수합병(M&A)까지 확대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중국 자본은 국내 게임·인터넷, 영화·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약 3조 원을 투자했다. 2015년 9월 말 기준 국내 상장사 및 비상장사 32곳에 2조 9606억 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투자의 80%는 2014년 이후 집행된 것으로, 대상은 상장사 25개, 비상장사가 7개다.

상장사 25개 중 문화콘텐츠 관련 기업은 11개로 집계됐다. 이는 정보통신기술(ICT) 4개, 유통 3개, 의료·바이오 2개, 의류·패션 2개, 기타 2개, 금융 1개에 비해 압도적인 비율이다. 비상장사 7개의 문화콘텐츠 관련 여부를 따지면 수치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후문이다. 이는 중국 자본의 한국 투자가 어느 정도로 문화콘텐츠에 집중돼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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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인터넷·영화·엔터에 집중된 중국 자본 흐름 <출처=중소기업청>

◇ '작품' 프로젝트 투자 → 기업 M&A로 변화

중국 자본을 유치한 한국 문화콘텐츠 기업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국내 4대 유통·배급사로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제작한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가 대표적이다. NEW는 지난 2014년 중국 엔터테인먼트그룹 화처(華策, 화책)미디어로부터 535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화처미디어는 NEW의 2대 주주가 됐고 지난해에는 중국 현지에 상호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초록뱀미디어의 경우에도 2014년 중국 주나인터내셔널이 120억 원을 투자하며 경영권이 바뀌었다. 지난해에는 중국 DMG그룹이 250억 억 원을 들여 초록뱀미디어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처럼 대규모 투자가 아니더라도 중국을 비롯한 해외 자본은 특정 작품 투자를 넘어 기업의 지분과 경영권 인수 등으로 형태를 넓히고 있다.

국내 자본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동일하게 나타났다. 과거처럼 한 작품에 대한 프로젝트 투자도 꾸준히 있지만 최근에는 제작사나 관련 기술기업의 지분 투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문화콘텐츠 특성상 인적자본의 역량이 중요한데 이를 조화롭게 할 팀과 회사에 베팅하는 셈이다. 이 경우 회수(Exit)까지의 사이클이 작품투자보다는 오래 걸리지만 수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한 제작사 대표는 "쉽게 말해 어떤 중국 기업이 한국 문화콘텐츠 기업에 100억 원의 지분투자를 단행했을 때 얻는 간접적인 효과는 1000억 원이 될 정도로 이익 배수가 높다"며 "'OOO 드라마'를 만들었던 한국 제작사에 투자하는 중국 기업이라는 소문이 현지 주식시장에 퍼지면 주가 상승만으로 이미 손익분기점(BEP)을 넘기는 일이 허다하다"고 말했다.

다른 제작사 대표는 "물론 경계해야 할 점들도 많지만 일단 외국 자본은 아직까지 투자기업에 대한 경영간섭이 거의 없는 분위기"라며 "이미 투자업계에서는 잘 만든 문화콘텐츠 작품 하나가 중견기업 연간 영업이익 만큼의 수익을 낸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어 프로젝트나 지분·경영권 인수 등 자금투입으로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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