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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회사채 한달여만에 돌연 상환..시장 당혹 채권시장 유일무이한 사건, 재무전략의 실패 지적도

김진희 기자공개 2016-06-08 08:42:0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2일 1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발행 두달도 안된 회사채 조기상환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 일색이다. AA급 대기업이 별다른 이유도 없이 미상환 사채를 바이백하는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발행한지 한달여만에 상환하는 일은 회사채 역사상 유일무이한 일이다.

지난 4월 회사채 수요예측에 흥행해 증액발행까지 했던 터라 시장의 의구심은 더욱 크다. 일각에서는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한두달 앞도 내다보지 못한 조달 전략의 완벽한 실패하는 혹평도 나온다. 주관사와 인수단, 기관투자자 등 시장참가자들도 당황스러운 인상이 역력하다. 스스로 신뢰를 깎아 내리는 행보라는 지적도 나온다.

◇ 증액발행 회사채 두 달 안돼 조기상환

카카오는 오는 7일 1000억 원 내외의 회사채 조기상환을 위한 응찰을 실시한다. 대상은 지난해 12월 발행한 회사채 2000억 원, 올 3월 발행한 700억 원 사모채, 4월 발행한 2500억 원 회사채다.

총 5200억 원 물량 중 1000억 원 가량 바이백을 실시하며 물량은 응찰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주관사는 카카오의 회사채 발행을 주관했던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조기상환을 우선 고려하는 4월 발행물 2500억 원 회사채는 당시 수요예측에서 흥행해 당초 2000억원에서 500억원증액발행한 물량이다. 이 중 700억 원은 5년물로 만기가 4년 10개월 이상 남아있다.

카카오의 재무전략에 일관성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적어도 6개월이나 1년 앞을 두고 조달전략을 짜는 일반적인 기업의 재무 관행에도 완전히 벗어났다. 일각에서는 재무적으로 아마추어리즘을 탈피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증액발행까지 한 회사채를 이렇게 빨리 상환한다면 두 달 뒤도 내다보지 못한 재무전략의 실패를 자인하는 셈"이라고 일갈했다. 투자자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

카카오는 설립 이래 최초로 지난해 회사채 시장에 데뷔했다. 신규평정에서 'AA-'급을 받아 우량 기업임을 인정받았다.

◇ 이자비용 절감 효과는 '미미', 차입금 단기 전환 효과 노린다

이번 조기상환의 목적에 대해 카카오는 "재무구조 개선계획의 일환이며 장기적으로 이자비용 절감, 차입금 상환을 통한 재무부담 감축 효과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최근 발행물량부터 조기상환해 장기채권부터 없애고 단기물 중심으로 남겨 놓겠다는 의지 정도로 해석된다.

이자비용 절감에 대해서도 업계 관계자들은 의문을 표했다. 바이백 대상 회사채의 표면금리는 1.97%~2.42%로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일정부분 효과는 있겠지만 두 달도 안돼 상환에 나서 시장에 당혹감을 주면서까지 비용을 절감할 정도로 자금사정이 급한 것도 아니다. 향후 회사채 시장에서의 조달을 위한 신뢰 구축에도 도움이 안된다는 지적.

신용도 이슈를 들어 부채감축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도 일부 있기는 하다. 업계 관계자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로 재무구조가 악화돼 등급 하향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로엔 인수를 위해 조달한 브릿지론 전액이 외부 장기성 차입으로 이뤄져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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