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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의 인내, 동남아로 '지평' 넓히다" [해외기업 IPO 부활]①이행규 법무법인 지평 파트너 변호사

배지원 기자/ 이길용 기자공개 2016-07-07 09:36:00

[편집자주]

고섬 사태 이후 씨가 말라버렸던 해외기업 IPO시장에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 중국부터 미국, 유럽, 베트남, 말레이시아까지 국적을 불문한 해외기업들이 한국 증시 진출을 꿈꾼다. 정체된 한국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거래소와 국내 IB, 법률자문단도 각자의 매력을 뽐내며 기업유치에 나섰다. 아픈 만큼 성숙해졌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16년 07월 05일 13: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무법인 지평이 동남아 시장의 강자로 다시금 떠오르고 있다. 지평은 베트남 호찌민에 2007년 둥지를 튼 이래 하노이, 캄보디아와 라오스까지 발을 넓혔다. 10년 가까이 현지에서 쌓은 노하우와 트랙레코드는 수많은 기업과 기관이 지평을 찾게 만들었다.

지평 한국지사에서 기업공개(IPO) 유관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행규 파트너 변호사(사진)를 만났다. 그는 올해 지평이 거두고 있는 결실을 전하며 웃음을 지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베트남 기업공개(IPO) 딜인 LS전선아시아와 화승엔터프라이즈는 모두 지평이 법률 자문을 맡고 있다. 이들은 베트남 현지기업이 국내 상장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행규 변호사2
이행규 변호사는 "한국에 오려는 기업과 주관업무를 맡은 IB가 현지에서 부딪히며 쓸 비용과 에너지가 크다"며 "지평은 상장구조, 조세문제 등 제도적인 측면을 미리 검토해 기업과 IB의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기업 유치에 나서면서 지평에 용역발주를 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기업을 IPO하려고 할 때 느끼는 막막함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 변호사는 "당장 IPO 주관계약을 체결하지도 않은 IB가 로펌비용을 감수하면서 시장 법률과 제도를 파악하기란 어렵다"며 "어떤 구조로 상장을 해야 하는지, DR이나 원주식 상장, SPC구조 등 국가에 따른 시장 이슈에 대해 미리 아는 게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지평은 거래소의 용역을 받아 진행한 연구를 토대로 지난 3월 설명회를 열어 관련 실무진에게 발표했다.

당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시장을 상장유치의 주요 타깃으로 선정한 데도 지평이 목소리를 냈다. 이 변호사는 "투자자입장에서 리스크가 아주 크지 않고, 이미 안정돼서 성장성이 있는 곳을 찾다보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시장이라는 답이 나왔다"며 "이미 수많은 한국기업이 진출했고, 문화적 차이도 크지 않아 사업을 이해하기 용이하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한국 제조 생산기지로도 불리는 곳이다. 삼성전자 뿐 아니라 LS, 화승이 해외법인을 설립했고, 오리온, CJ E&M 등 대기업도 이미 현지에서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그는 동남아 기업의 IPO에도 순서가 있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처음부터 우량한 로컬기업을 상장시킬 수는 없다"며 "현재 LS, 화승과 같은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자회사부터 한국에서 자본을 유치하는 것이 첫 단계"라고 했다. 다음 단계는 한국인이 오너를 맡은 한상기업을 유치하는게 목표다. 이후 기업들이 증시에 자리잡고 난 이후에는 순수한 로컬기업도 데려올 수 있다는 논리다. 그는 "적절한 스탭을 순차적으로 밟아나갈 수 있는 시장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라고 설명했다.

현재 지평은 해외기업 IPO 자문을 위해 한국 본사 변호사 10여 명과 해외지사까지 약 25명의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IPO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업무를 하면서 PEF 업무 등을 병행한다.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서 현지 증권사 발전 용역도 맡고 있다.

지평이 동남아 현지에 정착하기 시작한 건 이미 10년 전 일이다. 2005년 양영태 대표변호사가 베트남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호찌민에 첫 사무소를 열었다. 지평은 파트너급 변호사를 지사장으로 파견해 베트남에서 10년, 상해 10년, 인도네시아 7년, 캄보디아·미얀마 5년 등 업력을 쌓아왔다.

다른 대형 로펌이 지난해부터 동남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지에서 특화된 경험 덕분에 법률 자문의 질도 다른 로펌들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뒤늦게 경쟁에 뛰어든 로펌이 수수료 덤핑을 쳐도 지평은 남다른 수준으로 우위를 선점할 수 있었다.

이 변호사는 "동남아 현지사정은 규정대로 안되는게 훨씬 많다"며 "직접 현지에서 부딪혀보면서 제도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체득해야만 제대로 된 자문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평이 동남아 시장에서 쌓은 10여 년 간의 노하우는 이제 빛을 발하고 있다. 현재 LS전선아시아와 화승비나를 비롯해 베트남 상장사인 에버피아도 국내 증시 2차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동남아 시장에서 지평의 탁월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10년 가까이 커다란 수확이 없었지만 긴 안목으로 해외시장에 투자해야 한다는 양영태 대표변호사의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서두르지 않고 시장의 성장을 인내하고 기다렸던 지평은 이제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 주요 약력

·제38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제28기 수료
·미국 뉴욕주 변호사(2007년)
·한국금융투자협회,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국민연금공단 고문변호사 역임
·현 금융감독원 고문변호사
·현 법무부 해외진출 중소기업 법률자문단 자문위원
·현 법무법인 지평 파트너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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