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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바이오 "바이오업계 새 트렌드 'NRDO'" [thebell interview]이정규 대표 "NRDO와 버추얼 오퍼레이션 결합…효율적 자본 배분"

양정우 기자공개 2016-07-07 08:14:28

이 기사는 2016년 07월 05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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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DO(No Research & Development Only)'와 '버추얼 오퍼레이션(Virtual Operation, 가상 운영)'. 설립 1년차에 들어선 신생 바이오업체 브릿지바이오를 상징하는 두 단어다.

국내에서는 아직 낯선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는 만큼 회사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단어도 생소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산업 트렌드의 최전선에 서있는 벤처캐피탈 심사역들은 낯선 이면에서 가능성을 발견한 듯하다. 이달 초 국내 주요 벤처캐피탈들은 브릿지바이오에 총 115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사진)는 "바이오 사업을 NRDO와 가상 운영 방식으로 영위하면 초기 연구 단계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바이오 벤처의 상당수가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NRDO는 신약 후보물질을 직접 연구하지 않는 대신 개발 과정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방식이다. 우선 다른 바이오업체가 연구 중인 신약 후보물질 선별한 후 특허에 대한 전용실시권을 확보해야 한다. 전용실시권을 이전받은 뒤부터가 NRDO 업체의 본무대다. 개발 단계인 임상시험(전임상 포함)을 진행하는 동시에 글로벌 바이오 기업과 대형 제약사 등에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을 추진한다.

브릿지바이오는 기존 NRDO 방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전략적 판단과 네트워크 기반의 핵심 업무를 제외한 대부분을 외부 용역에 맡기는, 이른바 가상 운영 모델을 접목시켰다. 실제 브릿지바이오의 전체 임직원은 이 대표를 포함해 5명 안팎이다. 전임상시험과 임상시험 과정은 모두 외부업체에 용역을 주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버추얼 오퍼레이션 방식으로 회사를 경영하면 무엇보다 고정비를 낮출 수 있다"며 "임상시험을 외부 용역에 맡기기 때문에 신약 후보물질에 따라 가장 적합한 벤더(vendor)를 선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회사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지 못했다면 쉽게 시도할 수 없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NRDO를 가상 운영으로 풀어낸다면 회사의 운명이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진의 개인 역량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신약 후보물질 선별부터 임상시험 및 기술이전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두루 노하우를 갖춰야만 한다. 이 대표는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한 뒤 LG생명과학연구소에서 업력을 다진 '베테랑'으로 꼽힌다. 당시 에이즈치료제와 항응혈제 등 신약을 설계했고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로 신약을 수출한 경험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앞으로 임상시험은 미국과 중국 업체들이 맡게 될 것"이라며 "특히 중국 내 선두 기업들이 한국과 소통하기 쉬운 동시에 전임상시험 등의 기술 수준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별한 프로젝트는 외부에 맡기기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간단한 실험실 정도는 자체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브릿지바이오는 염증성 면역질환 치료물질인 'BBT-401'을 개발하고 있다. 이 물질은 한국화학연구원과 성균관대 생명과학과 박석희 교수팀이 공동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이미 궤양성대장염 등 다양한 질환에 대한 동물 약효검증을 끝냈다.

이 대표는 "GLP(비임상 시험 기준) 독성시험을 준비 중인 BBT-401에 대해 내년 말까지 미국과 중국에서 임상시험 신청허가를 완료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일단 임상 1상에 진입한다면 시험 결과에 따라 기술이전까지도 가능하다.

이 대표는 국내 바이오벤처가 글로벌 제약사로 기술이전하려면 기술의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세계적인 대형사는 완전히 차별된 바이오 기술에만 관심을 보인다"며 "글로벌 제약사마다 각자 다른 전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전에 접촉해 니즈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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