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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 M&A 좌초 위기..멀어진 등급상향 그룹 내 입지·지원 가능성 약화 우려…재무부담 과중, 신용도 저하 가능성

김병윤 기자공개 2016-07-07 08:35:00

이 기사는 2016년 07월 06일 10: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등급 기대감에 부풀어 있던 SK브로드밴드(AA-)가 의외의 일격을 당했다. 신용등급 상향 트리거(trigger)의 핵심이었던 CJ헬로비전과의 M&A가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CJ헬로비전과의 M&A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SK브로드밴드의 신용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돼 왔다. 시장 경쟁력 강화와 SK그룹 내 기업 중요도·상승이다. 이에 따른 계열 지원 가능성 확대가 신용등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었다. 하지만 M&A가 무산될 경우 신용등급을 높일 근거가 사라지게 된다.

SK브로드밴드는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를 단행해 재무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 SK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재무 부담을 상쇄하며 신용도를 지탱했지만, M&A가 좌초될 경우 그룹 내 입지와 지원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SK브로드밴드 입장에서는 되레 M&A 무산 후폭풍에 따른 신용도 저하를 걱정해야할 처지다.

SK브로드밴드

◇발목 잡힌 M&A…멀어진 등급상향 가능성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일 기업결합 심사보고서를 통해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주식취득 행위를 해서는 안되며,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 행위를 해서도 안된다고 밝혔다. 유료방송 시장 등에서 경쟁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다.

아직 M&A 무산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공정위 전체회의와 방송통신위원회·미래창조과학부 심사 절차가 남아있다. 하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무산 쪽으로 기울고 있다.

당초 신용평가사들은 M&A 이슈가 SK브로드밴드의 신용도에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11월 SK브로드밴드를 긍정적 검토(Positive Review) 대상에 등재했다. 당시 엄정원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합병이 완료되면 유료방송사업의 시장 지위·사업 역량이 강화되고, SK그룹 내 주력 미디어 자회사로서 전략적 중요도·역할이 제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NICE신용평가는 2014년 정기평가를 통해 SK브로드밴드 아웃룩을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SK텔레콤과의 사업 공조, 투자 확대, IPTV부문의 매출 성장 등이 주요 등급 논리였다. 합병 이슈가 발생한 뒤에는 합병을 등급 상향 트리거에 포함시켰다.

이수민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올해 정기평가를 통해 "CJ헬로비전과 인수 합병이 승인될 경우,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의 고객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며 "SK브로드밴드가 집중하고 있는 IPTV부문과의 연계를 통해 유료방송시장에서 경쟁지위 제고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정위 결정에 따라 M&A가 무산될 경우 SK브로드밴드의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한기평 관계자는 "아직 남아있는 절차를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M&A가 무산될 경우 SK브로드밴드를 긍정적 검토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말했다.

◇M&A 좌절 후폭풍 우려…재무 부담, 사업 지위·그룹 내 입지 '불투명'

M&A 무산 여파는 등급 상향 좌절을 넘어 신용도 저하까지 염두해야할 상황이다. 사업 확장을 염두해 투자를 단행한 탓에 차입금 규모가 급격히 불어난데다, 투자 대비 사업 성과가 미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NICE신용평가는 등급 하향 트리거로 차입금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50%를 상회할 경우를 꼽았다. 올 1분기 말 기준 SK브로드밴드의 차입금의존도는 48.2%다. 차입금의존도는 2011년 42%에서 이듬해 38.3%로 낮아졌다. 하지만 이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연구원은 "합병이 무산될 경우, 신성장동력 개발을 위한 SK텔레콤의 유선통신 시장 확대 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한 점과 사업 경쟁력 유지를 위한 비용·투자 확대 부담으로 회사의 재무안정성이 다소 저하되는 추세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동성 위험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올 1분기 말 기준 SK브로드밴드의 유동성 차입금·사채 규모는 2537억 원 정도다. 유동성 현금성 자산(약 1009억 원) 규모의 두 배가 넘는다. 유동성 차입금·사채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약 두 배 증가했다. 올 1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1조 4756억 원이다. 지난해 말 대비 45억 원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가 재무 부담이 컸음에도 SK계열 내 통신사업의 중요성과 그룹의 지원가능성 등이 신용도를 지탱했다"며 "하지만 M&A가 무산됨에 따라 SK 입장에서는 사업과 관련해 새 판을 짤 필요가 생겼고, 이 과정에서 SK브로드밴드의 입지에 변화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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