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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케이블TV M&A 불확실성 키운다 ‘경쟁제한성 낮으면 허용' 모호한 표현, 업계 혼란만 가중

이경주 기자공개 2016-07-20 07:41:45

이 기사는 2016년 07월 19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금지를 발표하면서 업계 인수합병(M&A)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다수의 케이블TV업계 이해당사자들은 M&A 등 향후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공정위가 국내 최초 방송(CJ헬로비전)-통신(SK텔레콤) M&A 시도에 대해서는 불허 결정을 내렸지만, 상황에 따라 향후 다른 M&A건은 허용될 수 있다는 모호한 입장을 내비치면서다.

신영선 공정위 사무처장은 지난 18일 진행한 브리핑에서 "우리가 금지한 건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케이블·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 간 결합"이라며"1위-1위 기업 간 결합이어서 거기에 상응하는 조치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또 경쟁 제한성이 이 건보다 낮으면 조치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 사무처장은 공정위가 케이블TV산업의 자발적 구조조정을 방해한다는 질문에 이 같이 답변했다. 이번 결정이 케이블TV업계 M&A를 원천봉쇄하려는 의도는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오히려 신 사무처장의 발언으로 업계는 M&A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지적한다. 신 사무처장이 가능성만 내비쳤지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는 경쟁제한성이 어느 수준이면 M&A가 허용되는지, 1-2위 2-2위 등 사업자간 결합은 가능하다는 뜻인지 등을 공정위가 명확히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공정위측은 이번 사례 자체가 가이드라인이라는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브리핑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어떤 기준에 의해 합병을 불허했는지 소상하게 밝혔다"며 "이를 통해 M&A를 원하는 기업은 자신들 현황과 대조해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쟁제한성이라는 것이 점유율 뿐 아니라 구매전환율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도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사전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주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다른 글로벌 경쟁당국도 같은 이유로 사전에 가이드라인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을 제외한 유료방송사업자들은 자신들이 M&A를 진행한다면 1위가 아닌 사업자들끼리의 결합이 되기 때문에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사례와 달라 수평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결과적으로 잠재 원매자나 매도자는 확신 없는 M&A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실패 시 피해가 클 수 있기 때문에 M&A 움직임 자체가 크게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는 이미 CJ헬로비전이 이번 M&A 과정에서 기업기밀 유출, 영업활동 중지, 직원사기 저하 등으로 타격을 받는 것을 지켜봤다.

한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후속 M&A에 대한 가능성을 아예 차단했다면 업계는 M&A를 포기하는 쪽으로 전략을 명확히 세웠을 것"이라며 "공정위가 모호한 표현으로 가능성을 남겨둔 것 때문에 M&A 시장 불확실성만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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