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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회사 상장 준비 4년, 결실만 남았다" [해외기업 IPO 부활]⑥배영규 한국투자증권 IB1본부장

이길용 기자/ 배지원 기자공개 2016-07-29 15:29:01

[편집자주]

고섬 사태 이후 씨가 말라버렸던 해외기업 IPO시장에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 중국부터 미국, 유럽, 베트남, 말레이시아까지 국적을 불문한 해외기업들이 한국 증시 진출을 꿈꾼다. 정체된 한국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거래소와 국내 IB, 법률자문단도 각자의 매력을 뽐내며 기업유치에 나섰다. 아픈 만큼 성숙해졌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7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명가 한국투자증권. 올해 빅딜을 싹쓸이하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으며 '진우회'를 기반으로 중소형 딜까지도 넘보고 있다. 그들에게 하나의 강점이 더 생겼다. 바로 국내 기업 해외 자회사 IPO 딜이다.

LS전선아시아, 화승엔터프라이즈, 두산밥캣은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를 우리나라 주식 시장에 상장시키는 딜이다. 모두 한국투자증권이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다. 중국 고섬 사태 이후 아무도 보지 않던 해외 기업 상장에 가장 먼저 눈을 떴던 한국투자증권이 4년의 노력 끝에 올해 그 결실을 맺고 있다.

배영규 한국투자증권 IB1본부장
배영규 한국투자증권 IB1본부장(상무, 사진)은 4년 전 부서장 시절을 회고하며 해외 기업 상장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배 상무는 "2011년 거래소가 해외 기업 상장에 대한 규정을 만들었는데 고섬 사태가 터지면서 아무도 이를 들여다보지 않았다"며 "해외 기업보다는 국내 대기업의 해외 자회사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 시장을 개척했다"고 밝혔다.

첫 시작은 LS전선아시아였다. 배 상무는 LS전선의 베트남 자회사들을 주목했다. LS전선은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세웠고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고 있었다. LS전선도 처음에는 베트남 법인을 홍콩이나 싱가포르에 상장시킬 것을 고려하기도 했다.

배 상무는 2011년 거래소가 만든 해외 기업 상장 규정을 떠올렸다. 이 규정을 통해 국내 대기업들의 해외 자회사가 상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국내 상장을 주문했다. 배 상무는 "거래소가 해외 기업 상장 제도를 만들어놓고 고섬 사태 이후 손을 놓고 있었다"며 "해외 자회사 상장을 고려하는 기업들과 꾸준히 접촉했고 거래소와 만남을 주선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고 말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쉽지 않았다. 규정은 있었으나 상장 사례가 없다보니 현실과 부딪히는 조항들이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회계 제도였다. 당시 규정에서는 자회사들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적용해야 했다. 하지만 해외 자회사들이 K-IFRS를 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배 상무는 거래소와 협의를 거쳐 자회사가 국제회계기준(IFRS) 방식을 선택할 경우 상장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배 상무는 "해외 자회사 딜이 진행된 적이 없어 규정과 현실이 충돌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사소한 부분을 거래소와 함께 고쳐가면서 완숙도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4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그 결실을 맺고 있다. LS전선아시아를 시작으로 화승엔터프라이즈, 두산밥캣 딜에서도 모두 대표 주관사로 선정됐다. 국내 기업 해외 자회사 딜을 주관해보며 쌓은 노하우가 주관사 선정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배 상무의 분석이다.

배 상무는 해외 기업을 직접 우리 증시에 상장시키기를 원하고 있다. 베트남 시장에서는 공기업이나 국영기업을 국내 상장시키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베트남 현지 증권사를 인수하고 증자를 실시하는 등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베트남 기업을 국내 기업이 인수하는 크로스보더 인수·합병(M&A)한 경험까지 갖추고 있는 하우스다. 배 상무는 한국투자증권의 강점을 이용해 이 시장의 리더로 자리매김할 채비를 마쳤다.

마지막으로 배 상무는 거래소의 상장 규정 변경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에 일침을 놨다. 호텔롯데나 두산밥캣 등 상장 규정으로 인해 국내 상장이 불가능한 곳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규정을 개정한 것인데 이를 마치 특혜처럼 여기는 분위기는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배 상무는 "규정을 개정하지 않았다면 연결 자회사가 너무 많은 두산밥캣은 국내 상장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거래소가 특정 기업을 위해 규정을 개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장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 주요 약력

·1969년 충북 출생
·장훈 고등학교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1996.12~2005.5 : 동원증권 기업금융본부
·2005.6~2015.12 : 한국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
·2016.1~현재 : 한국투자증권 IB1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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