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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내는 '삼성금융홀딩스'…삼성전자 안팔아도 된다 금융지주회사법상 '최다 출자자' 지위 해소시 지분 매각 불필요, '지주사' 전환 탄력

안경주 기자공개 2016-08-19 09:41:18

이 기사는 2016년 08월 18일 18: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행보가 속도를 내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삼성전자 지분을 팔지 않아도 된다는 법률 해석에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거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을 팔아야 했고, 결과적으로 삼성그룹 지배구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지주회사 전환을 주저한다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기관의 법률 해석을 보면, 삼성생명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을 팔지 않더라도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주류로 자리잡게 됐다. 삼성그룹도 삼성전자 지분을 팔지 않는 구조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방식을 내부적으로 확정하고 그 실무절차를 착착 진행해 나간다는 분석이다.

삼성생명은 18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 8.02%(613만2246주)를 2342억 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삼성 지분

삼성그룹이나 삼성생명은 금융지주회사 전환설에 대해 가능성을 부인하고는 있으나 이번 지분 거래에서 주목할 부문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팔지 않고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해선 금융계열사간 지분조정보다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간의 지분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이 때문에 삼성그룹이 지배구조를 흔들지 않기 위해서 금융지주 전환을 주저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금융지주회사법이 적용되는 중간금융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팔지 않아도 된다는 법률 해석이 주류를 이루면서 삼성그룹의 전략도 바뀐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여소야대'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정책 입안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삼성의 행보를 빨라지게 하고 있다.

현재 금융지주사 전환 시나리오 중 가장 유력한 방안은 삼성생명을 분할해 (가칭)삼성생명금융지주를 설립하는 것이다. 삼성생명금융지주가 삼성화재·증권의 자사주를 매입하면 지주회사법상 자회사 주식소유기준(상장 30%, 비상장 50%)을 만족시킬 수 있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 역할을 하는데 문제가 없는 셈이다.

삼성생명을 분할해 금융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자사주 및 삼성화재 등의 금융계열사 주식은 삼성생명금융지주가 소유하게 되고, 나머지 비금융계열사 주식은 생명보험업을 수행하는 삼성생명사업자회사가 갖게 된다.

금융지주회사법상 규정-수정

눈여겨 볼 점은 금융지주회사법상 비금융회사 소유와 관련한 규정이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는 순수지주회사만을 허용하고, 금융기관 등의 자회사 지배를 제외하고 비금융회사 및 계열회사 주식소유를 제한하고 있다. 또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는 금융기관 등을 제외하고 다른 회사를 '지배'할 수 없도록 했다. '지배'는 최다 출자자를 의미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따라서 삼성생명금융지주는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삼성생명사업자회사가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면 굳이 삼성전자 지분을 팔지 않고도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수 있다.

여기서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지 않아도 되는 명분을 찾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에서 일반지주회사의 자회사가 손자회사를 제외한 계열사 등 지분 보유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며 "그러나 금융지주회사법에서는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가 손자회사를 제외한 계열사 등의 지배를 금지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과 금융지주회사법 사이에 상이한 규정이 있지만 금융회사의 지주사 전환시 우선 적용받는 것은 금융지주회사법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 전환을 신청하면 공정거래법이 아닌 금융지주회사법 적용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삼성생명사업자회사가 최다 출자자로서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지만 않는다면 지분을 매각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 매입 등을 통해 최다 출자자(1대 주주)로 올라서고, 삼성생명은 2대 주주로 바뀌는 정도의 지분 조정만 시행되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크게 흔들지 않고도 금융지주사 전환이 가능하게 된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는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의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 그만큼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부담도 줄어든다"며 "금융지주사 전환 후 최다 출자자 및 지배주주 요건을 벗어나는데 5년, 최대 7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지는 만큼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삼성증권 지분 매입으로 삼성생명을 중심으로한 금융지주사 전환 작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미 금융지주사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금융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생명 아래 삼성카드(71.86%), 삼성화재(14.98%), 삼성증권(19.16%), 삼성자산운용(98.74%) 등이 포진하고 있다. 앞서 삼성생명은 지난 1월 삼성전자로부터 삼성카드 지분을 매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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