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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 지원 가능성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 [크레딧 애널의 수다]④신평사 뭇매, 애매한 평정방식 모두 경계해야

김진희 기자/ 김병윤 기자공개 2016-09-09 09:33:11

[편집자주]

'크레딧 애널리스트 3명이 모이면 지구가 망한다' 자본시장에 떠도는 우스갯소리다. 그만큼 보수적이고 비판적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그들의 수다는 어둡다. 그러나 통찰이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 자본시장 내 불안요소가 드러난다. 머니투데이 더벨이 그들을 만났다. 참여 애널리스트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소속과 실명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7일 10: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 자리에 모이기 어려울 정도로 바쁜 크레딧 애널리스트 3인이다. 이 중 한 명은 좌담회를 끝내고 사무실로 돌아가 야근을 한다고 했다. '3D 업종'이라는 푸념을 하는 중에도 크레딧 업계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들은 '정말 좋아해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A : 올해 2월 초부터 4~5월까지는 조선업에 집중했다. 조선사들의 자구계획 승인나기 직전까지다. 승인 후에 다른 부서 동료가 이제 편해지겠다고 그랬는데 이미 롯데그룹을 보고 있었다.

B : 좀 쉬어가나 싶으면 또 새로운 건이 터진다. 크레딧 애널리스트의 숙명이다

C : 봐야할 기업수도 200개가 넘는다. A급 신용등급을 갖고 있는 업체가 120개 정도고 AA와 AAA급도 100개 정도다. 자세히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라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B : 다른 업계로 이직했다가 돌아온 사람의 경우는 당황하기 마련이다. 최근 신용등급 변동된 케이스도 너무 많다. 그 원인도 모두 파악해야 한다.

A : CJ헬로비전의 경우 SK브로드밴드와 합병이 무산되고 나서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그룹의 지원가능성 약화를 근거로 들었는데 '매우 높음'에서 '높음'으로 바뀌었다. 그룹 지원가능성이 여전히 높음에도 등급이 'AA-'에서 'A+'로 떨어졌다. A급으로 떨어진 것은 한 노치(notch) 강등 수준보다 충격이 크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 8월 23일 CJ헬로비전에 대한 수시평가를 통해 장기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하향했다. 등급전망은 '안정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AA-' 등급에 '안정적' 등급전망을 부여하고 있다.)

C : 사업 안정성이나 EBITDA 창출은 괜찮은 편인데 신용평가사별로 고유의 스탠스가 있는 것 같다. 특히 계열지원가능성을 반영해 독자 신용등급에 조정을 할 것이냐를 두고 말이다.

A : 맞다. 등급이 같아도 상이한 평정 방식을 적용한 것일 수 있다. CJ헬로비전 유효신용등급이 'AA-' 등급을 유지할 당시, A 신평사는 독자 신용등급을 'A+'로 보고 계열지원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노칭업을 시켰다. B 신평사의 경우 독자 신용등급을 'AA-'로 평정하고 별도 노칭업은 없었다.

B : B 평가사는 기업어음(CP) 등급만 주고 있는데 A1이다. 신평사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한 등급이 'AA-'라서다.

A : 결과적으로는 비슷한 평가를 하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산출 방식이 다르다. 잣대가 애매모호하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등급이 갈릴 경우 투자자의 손실은 크다.

C : 신용등급 변동가능성이 확대됐다는 측면에 있어서는 시장 어느 누구도 편안하진 않을 것이다.

B : 세 곳의 신평사도 답답한 마음은 있을 것 같다. 애초에는 등급 고평가 문제가 지적됐고, 등급이 전체적으로 하향 추세를 그리니까 '너무 내린다, 속도가 문제'라는 항의가 나온다. 회사채 시장 활성화가 안 되는 원인도 신평사가 신용등급을 급하게 내려서라고 주장한다면 억울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C : 그런 불만들이 제4신평사 허가 여부에 대한 논의로 이어진 것 아니겠나.

B : 신규 신평사가 하나 들어온다고 신용등급 평가 시장 파이가 늘어나는 게 아니다. 효용성에 대한 판단은 시장 참가자마다 다를 수 있지만 기존 시장을 나누는 것은 현실이다.

A : 기존 수수료 체계, 평정 방식의 문제점을 바꿔나가려는 노력을 다 했는가 생각해봐야 한다.

C : 신용평가 선진화 태스크포스(TF)에 대해서도 불만이 있다. 뭔가 바꾸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A : 얘기가 나오니까 일단 논의는 하는데 큰 변화를 주기에는 부담스러우니까 시간만 지연된다는 인상이다.

C : 금융당국에서 뭔가 제도를 바꾸려면 논의 단계부터 시간만 오래 걸리고 막상 제도가 변경됐을때는 이미 시장도 변해있어서 딱히 제도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 하나마나한 변화일 때가 있다. 제4신평사의 진입 여부를 떠나서 기존 평가체계를 다듬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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