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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매수청구권, LG화학-생명과학 합병 '변수' LG화학 5.53%·LG생명과학 12.91% 보유…매수청구 시 1.1조 부담

강철 기자공개 2016-09-09 08:23:38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8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과 LG생명과학이 내년 1월 완료를 목표로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양사 주식을 보유 중인 국민연금의 선택이 합병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변수로 거론된다. 국민연금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시 양사가 지급해야 할 비용은 약 1조 56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LG생명과학은 조만간 이사회를 개최해 양사의 합병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이후 합병계약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 주식매수청구권 접수, 채권자 이의 제출 등의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합병기일은 내년 1월로 잠정 결정됐다.

늦어도 다음달 중으로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가진 뒤 약 한 달에 걸쳐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식매수청구 의사를 접수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의 주요 주주는 ㈜LG(양사 최대주주), 국민연금, 알리안츠글로벌 인베스터스자산운용, LG연암문화재단,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등이다.

㈜LG, LG연암문화재단, 박진수 부회장 등 LG그룹 특수관계인들은 주식매수를 청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고려할 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만한 주요 주주로는 국민연금, 알리안츠글로벌 인베스터스자사운용 등 단순 투자자들이 꼽힌다.

이 중 국민연금은 LG화학 주식 366만 9684주(지분율 5.53%), LG생명과학 주식 217만 1259주(12.91%)를 가지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우리은행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분을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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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양사 지분 전량에 대해 주식매수를 청구할 시 LG화학과 LG생명과학은 각각 9174억 원, 1385억 원씩 총 1조 560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 이는 LG화학과 LG생명과학의 최근 주가인 25만 원, 6만 4000원을 적용한 금액이다. 다른 기관 투자자, 소액주주들이 청구권을 행사할 시 양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더 증가할 수 있다.

국민연금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는 LG화학과 LG생명과학의 향후 주가 추이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주식매수청구 기준가를 하회할 시 매수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분 가치가 9000억 원이 넘는 LG화학의 주가를 면밀하게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2014년 10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합병을 추진할 당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었다. 청구권을 행사한 가장 큰 이유는 주가 하락이었다. 합병을 발표한 2014년 9월 1일 7만 1900원이던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는 10월 말 5만 5000원으로 떨어졌다.

국민연금 외에 기타 주주들도 청구권 행사에 나서면서 삼성엔지니어링에만 총 7063억 원의 매수대금이 몰렸다. 당시 삼성엔지니어링은 합병계약서 상에 주식매수청구권 금액이 4100억 원을 넘을 경우 합병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을 뒀다.

결국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합병을 철회했다. 과도한 주식매수청구 부담을 안고 합병을 강행하는 게 주주가치 증대, 재무구조 유지 측면에서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합병이 무산되자 업계에선 국민연금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것이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다만 LG화학과 LG생명과학의 경우 국민연금의 주식매수 청구가 합병 성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보유 주식 전량을 매수 청구한다는 가정 하에 산정된 1조 560억 원을 LG화학이 보유한 현금성자산만으로도 충분히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LG화학의 현금성자산은 1조 7176억 원에 달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합병 계약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청구금액이 한도를 상회할 경우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조항을 두긴 하나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합병을 철회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LG화학과 LG생명과학이 앞으로 주가 부양을 위한 여러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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