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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바스병원 인수 유력 '호텔롯데' 노림수는 호텔·리조트·레저·병원 등 '실버사업' 인프라 구축 가능…입지도 탁월

장지현 기자/ 이명관 기자공개 2016-10-17 08:07:18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4일 13: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롯데는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노인 요양 전문 보바스병원 인수에서 가장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로 거론된다. 최종 인수자는 비영리재단의 특성상 보바스병원의 자산이나 지분이 아니라 운영주체인 늘푸른재단의 이사회 구성권만을 얻게 된다. 때문에 호텔롯데가 사실상 '기부' 수준의 이번 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가 보바스병원을 인수하고 하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안다"며 "이미 본입찰 전에 인수 후보자들 사이에서 롯데가 본입찰에 참여한다면 사실상 보바스의 최종 인수자가 될 것이란 말이 나왔다"고 밝혔다.

롯데가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는 이유는 자금력 측면에서 롯데를 압도할만한 경쟁자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매각 참여 법인인 호텔롯데는 올 상반기 말 기준 자본총계가 9조 8015억 원, 현금성자산만 4100억 원이다.

딜 구조를 보면 사실상 인수자가 늘푸른재단에 자금을 기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거래는 지분 거래가 아니고 이사회 구성 권한을 갖는 거래다. 인수대금 가운데 대부분은 대여금 방식으로 회생채권을 변제하는데 사용된다. 이후 남은 금액이 의료재단에 무상출연된다. 이때 갚지 못한 남은 채권은 인수자가 승계하게 된다.

단기적으로 보면 '밑지는 거래'지만 롯데입장에선 보바스 병원인수를 통해 그룹 이미지 쇄신, 사업확대, 부동산 투자 등 다양한 실익을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단 롯데그룹은 임금 체불 상태에 놓인 보바스병원 직원과 수많은 상거래 채권자들을 구제해 그룹 이미지 쇄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보바스 병원의 부채는 842억 원 수준"이라며 "롯데가 1000억 원을 출연한다면 납품업자 등 수많은 상거래 채권자의 부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보바스 병원 직원이 600명인데 이들이 2개월째 임금이 밀려 있는 상황"이라며 "보바스 병원의 채권자 보호, 병원의 안정적 운영 등 여러 사회공헌이 가능해 진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경영권 분쟁, 검찰 수사로 추락한 그룹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사회공헌 조직과 인력을 크게 늘릴 예정이다. 다음달 롯데는 사회공헌 강화 내용이 담긴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정책본부 내 5명 안팎에 불과한 CSR 전담 인력을 3배 이상 늘릴 방침이다.

또 다른 인수 추진 배경으로는 '실버사업 진출'이 거론된다.

호텔롯데는 면세사업을 중심으로, 호텔, 리조트, 골프장, 놀이공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여기에 병원까지 인수한다면 실버사업을 확대할 최적의 인프라를 갖추게 된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9월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기관 국정감사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해 "롯데면세점은 서비스업계 '삼성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시엔 면세사업에 한정된 발언이었지만 크게 보면 호텔롯데 자체를 서비스업계 선두주자로 키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보바스병원의 입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보바스병원은 분당지역 노른자 땅인 미금역과 정자역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다만 보바스병원 부지 인근은 아직 산으로 둘러싸인 미개발 지역이라 추후 호텔, 레저시설 등을 함께 건립할 수 있다. 단순한 노인요양병원을 실버타운으로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

롯데그룹은 지금까지 '부동산 매입'을 통해 커왔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부동산을 평가하는 탁월한 감각이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한국시장에 진출한 1967년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사옥 부지를 샀고 이어 1981년 잠실 롯데월드 부지, 1987년 제2롯데월드 부지 등 수많은 부동산을 매입해 개발을 주도했다.

건설사들이 인수 참여를 저울질 했던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보바스병원 매각가는 1000억 원 수준이다. 인수자가 최소 수백 억 원 가량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 회생채권 규모는 유암코 보유 채권을 비롯해 850억 원이다. 회생채권의 변제비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무상출연금 비중은 완화했다. 법원은 당초 무상출연금과 차입금(채무변제용)의 비중을 5대 5로 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최근 2대 8까지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차입금은 대여방식으로 이뤄지고 나중에 상환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인수자로선 가격부담이 줄어드는 셈이다. 매각주관사는 다음주 초 무상출연금 비율을 기준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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