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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옵션 CB, 분리형 BW 발행금지 '무력화' ②초기비용 없이도 지분취득 가능…옵션 행사 프리미엄도 하향 추세

이충희 기자공개 2016-10-27 11:40:14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9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발행이 금지된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빈자리를 콜옵션 CB가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은밀하게 이뤄졌던 회사 대주주들의 지분취득 수단을 막기 위해 법까지 바꿨지만, 콜옵션 CB를 통해 이를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쌍둥이로 불리는 분리형 BW와 콜옵션 CB, 어떤게 같고 어떤게 다를까.

◇분리형BW 금지 무력화한 콜옵션CB

신주인수권부사채(BW·Bond with Warrant)는 사채에 해당 회사의 주식을 미리 정해 놓은 가격으로 살 수 있도록 보증하는 옵션(워런트)까지 부여한 투자상품이다. BW 투자자들은 사채와 워런트 각각에 해당하는 가격을 지불하고 이를 인수하게 된다.

분리형 BW는 말그대로 채권과 워런트를 분리한 것이다. 회사는 BW를 발행하면서 채권과 워런트를 따로 떼어내 각각 다른 투자자에게 팔 수 있다. 채권 인수자는 만기가 되면 원리금을 챙겨 수익을 내고, 워런트 인수자는 해당 회사의 주식가격이 오르면 옵션을 행사해 시세보다 싼값에 지분을 취득할 수 있다. 워런트에 매겨지는 값은 채권가격보다 훨씬 저렴해 큰 차익을 남길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반면 전환사채(CB·Convertible Bond)는 회사채로 발행되고, 향후 주식으로 전환하면 사채권이 소멸한다는 점에서 BW와 다르다. CB 투자자들은 분리가 가능했던 BW와는 다르게 사채에 대한 온전한 값을 지불해야만 이를 인수할 수 있다. CB 인수 후 주가가 오르면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 주식시장에서 매매할 수 있다.

분리형 BW 발행이 금지되고 CB 발행이 활성화되자 과거와 비교해 대주주들의 편법적인 지분취득은 대부분 사라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는 콜옵션 CB는 분리형 BW 발행을 금지했던 규제를 대부분 무력화시키고 있다. CB에 부여된 콜옵션 조건은 마치 BW의 워런트와 같은 방식으로 작용해 편법적인 지분취득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초기비용 없이도 주식 취득 가능해져

콜옵션 CB는 오히려 분리형 BW보다 대주주에게 훨씬 더 유리한 방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원래 분리형 BW에서 워런트를 떼어내 인수하려면 이에 해당하는 값을 지불해야 했지만, 콜옵션 인수자는 발행 초기에 아무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비슷한 권리를 가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 발행이 허용되던 시절 대부분의 분리형 BW 발행기업들은 워런트 가격을 주식 행사가격의 5~10% 수준으로 정해 팔았다. 주식 행사가격이 1만원으로 책정되면 1개 신주인수권을 인수하는 비용은 500~1000원 정도가 필요했다.

그런데 지금 발행되는 CB의 콜옵션은 이를 인수하는데 드는 비용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회사가 처음부터 옵션 비용을 받지 않고 발행조건에 콜옵션 적용 비율과 이를 인수할 사람을 정해두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콜옵션 인수자는 주식가격이 오르면 옵션을 행사해 기존 사채권자로부터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과 사채원금만 지불하고 CB를 가져올 수 있다. 이렇게 확보한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큰 차익을 남기게 된다. 결과적으로 콜옵션을 행사하는 사람들의 손익계산서를 따져보면 아무런 비용도 들이지 않고 주식을 취득하는 효과가 발행하고 있는 것이다.

또 최근에는 콜옵션을 인수하는 프리미엄도 낮아지는 추세라 이들의 수익은 더욱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자닌 운용사 관계자는 "콜옵션 CB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던 2014년 이전에는 옵션을 행사할 때 내야하는 프리미엄 가격이 연복리 7~8% 수준이었지만 발행사 위주 시장으로 재편된 최근에는 4~5%내외에서 형성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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