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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내 50% 오를 종목 발굴...성장주펀드의 매력" [취중Fund談] ②심효섭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액티브운용1팀장

최필우 기자공개 2016-12-05 10:12:00

[편집자주]

펀드매니저의 세계는 냉정하다. 수익률이라는 숫자 앞에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하지만 펀드 매니저 역시 수익률이 잘 나오면 행복하고, 그렇지 않으면 속상한 평범한 월급쟁이의 삶을 살아간다. 펀드 좀 운용한다는 '고수'들을 만나 펀드 '희노애락'을 들어본다. 인터뷰 대상은 매니저 경력 10년 이상, 동일펀드 운용 경력 3년 이상으로 제한했다.

이 기사는 2016년 11월 30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장주 펀드를 운용하는 입장에서 보면 수익률이 오르는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향후 1년 이내에 주가가 50% 이상 오를 종목을 한두 개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문제는 그 종목 한두 개를 발굴해 내는 게 그렇게 어렵고 힘들다. 역설적으로 그게 펀드매니저 직업의 매력 같다. 그 종목을 맞췄을 때의 쾌감이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심효섭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액티브운용1팀장(이사·사진)은 성장주 펀드매니저다. 'KB한국대표그룹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과 'KB그로스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을 맡아 운용하고 있다. 최웅필 주식운용본부장(상무)이 직접 운용하는 가치주펀드에 가려진 느낌이 있지만, KB자산운용 포트폴리오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성장주펀드로 키워낸 주역이다.

KB한국대표그룹주펀드는 2014년 7월부터 1년 동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대량 환매되는 등 고비를 맞기도 했다. 이후 반등에 성공해 29일 기준 연초후 수익률(A클래스 기준) 3.6%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동일 유형 중 상위 6.95%에 해당하는 수익률이다.

◇"지속 성장 가능한 섹터와 종목에 장기 투자"

심효섭팀장
△심효섭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액티브운용1팀장
KB한국대표그룹주펀드는 지난 2009년 8월 설정됐다. 전해 발발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주식시장이 휘청했지만 삼성전자 등은 훨훨 날았다. 덩달아 승승장구하던 '한국투자삼성그룹증권자투자신탁1(주식)'에서 힌트를 얻어 설정된 펀드였다.

삼성전자 등 IT 애널리스트였던 그가 적임자로 발탁됐다. 전 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 앞에서 프레젠테이션도 직접했다. 한국투자삼성그룹주펀드에서 힌트를 얻었지만, 따라했다는 이야기는 듣기 싫어 범위를 글로벌 1등 기업이 포함된 주요 그룹(삼성·현대차·LG·현대중공업그룹 등)으로 확장했다.

"글로벌 1등이 될 수 있는 그룹과 기업에 장기적으로 투자하자는 게 평소 투자철학이었다. 당시 한국투자삼성그룹주 펀드가 좋은 성과를 올리던 시기였는데 삼성그룹에만 투자하는 게 아니라 잠재성을 갖춘 그룹으로 대상을 확대하자는 취지로 KB한국대표그룹주 펀드를 내놓게 됐다."

이 펀드는 60~70개 모델포트폴리오(MP)를 활용한다. 유니버스는 300개 안팎, MP 복제율은 60%다.

2012년부터는 4개 그룹주를 넘어 1조 이상 대형주에 투자하는 콘셉트로 재무장했다. 유니버스에 없어 투자할 수 없었던 종목들이 차·화·정 시기에 강세를 보이면서 펀드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KB한국대표그룹주 펀드가 투자했던 LG화학은 주가가 60% 가량 상승했는데 유니버스에 없었던 호남석유는 150% 정도 오르는 등 펀드 포트폴리오와 시장 사이의 주가 괴리가 컸다.

"2011년 성과가 좋지 않자 조재민 전 사장이 부르시더라. 혼을 낸건 아니었고, 대표그룹주에 투자하는 데 왜 성과가 좋지 않은지 설명을 듣고 싶어했다. 호남석유화학 등 투자하고 싶은 종목이 있어서 유니버스에 없어 투자하지 못했다고 솔직히 말씀드렸다. 억울한 마음도 없지 않았다. 이후 종목 선정 기준을 시가총액 1조 원 이상의 대형주로 과감하게 변경했다."

◇"코스피 이기고 시중금리 3% 상회하는 게 목표"

2014년 7월 말까지 연 10%대 수익률을 올리며 승승장구하던 KB한국대표그룹주 펀드에 위기가 닥쳤다. 2014년 상반기부터 2015년 하반기까지 수익률이 10% 이상 하락하며 슬럼프를 맞았다. 5년 동안 큰 굴곡 없이 펀드를 운용해왔던 심 이사에겐 펀드 매니저로서 최대의 위기였다.

"당시 현대자동차가 한전 부지를 고가에 인수하면서 대기업 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졌다. 2015년 8월에만 6% 가량 수익률이 하락했고, 대량 환매가 이뤄져 운용자금도 줄어들었다. 여기에 아모레퍼시픽 같이 강세를 보였던 주식을 많이 담지 않아 부진이 더 심화된 측면도 있었다. 일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고,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했다."

하지만 당시 펀드 수익률 부진은 장세가 바뀌면서 어쩔 수 없이 견뎌내야 하는 숙명의 시간이었다. 시장 흐름이 차·화·정 이후 대형주에서 중소형주 위주로 바뀌면서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꾸렸던 KB한국대표그룹펀드 수익률은 어려움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심 이사는 시련의 계절을 초심을 되새기는 시간으로 삼았다.

"1년 동안 고생을 많이 했지만 매니저로서의 가치관을 재정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은 시간이었다. 펀드가 잘 나갈 때 매니저들 어깨에 힘이 들어가곤 하는데 겸손해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주식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고 클라이언트나 후배들과 소통하는 데도 더 신경을 쓰게 됐다."

심 이사가 생각하는 KB한국대표그룹주 펀드의 최대 경쟁 상대는 시장이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투자신탁1(주식)' 처럼 콘셉트가 유사한 펀드도 존재하지만 이를 의식하기보다 투자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수익률을 내는 데만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투자자들이 인덱스펀드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내고 KB한국그룹주 펀드에 투자하는 건 코스피보다 더 나은 수익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스권 장세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코스피를 상회하는 수익률만으로는 투자자를 만족시키기 힘들게 됐다. 상대적으로는 코스피를 이기고 절대적으로는 시중 금리 대비 3% 정도 높은 수익률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운용하고 있다."

◆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액티브운용1팀장(이사) 약력

△1973년생
△1999년 2월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98년 12월 ~ 2006년 3월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2006년 3월 ~ 2009년 1월 KB자산운용 리서치팀
△2009년 1월~ 현재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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