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2월 15일 08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년말과 올해말 국내 제약업계의 주인공은 단연 한미약품이다. 1년만에 상황은 급변했다. 지난해 한미약품이 제약산업 역대급 기술 수출로 찬사를 받았다면 올해는 개발중단, 임상지연, 늑장공시, 정보유출 논란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늑장공시와 정보유출 논란을 제외하곤 제약업계 속성상 한미약품이 처한 상황은 누구에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임상 난항은 일상다반사다. 업계는 사실상 한미약품의 작년과 올해 7건의 기술 수출(9조 원 가량) 물질 중 단 하나만 글로벌 신약으로 탄생해도 성공이나 다름없다고 판단한다.
한미약품의 신약 개발 능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을 보자는 얘기다. 수십년간 큰 매출을 보장하는 글로벌 신약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 격이다. 설령 잘 만들어도 타 제약사와의 개발 속도, 마케팅 등에서 뒤쳐지면 사장되기 일쑤다. 알츠하이머치료제 임상에서 가장 앞서 가던 유명 글로벌제약사 릴리도 최근 임상에서 실패하며 순식간에 경쟁에서 뒤쳐졌다.
신약 개발 현실은 이렇게 힘든데 한미약품이 맞는 매는 도를 넘어섰다. 최근 일련의 사태가 터지자 한미약품이 제약바이오주 거품론을 몰고 왔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불과 1년 전 한미약품이 제약바이오주 투자붐을 일으켰는데 이는 뒷전이 됐다. 공장 최적화 문제 등 팩트에 기반한 평가보다는 추측이 난무한다.
한미약품은 어느새 국내 제약업계의 대장이 됐다. 자의든 타의든 일거수일투족이 찬양의 대상이며 때로는 논란의 중심이다. 평가 잣대 역시 그만큼 높아졌다. 하지만 한미약품도 대규모 라이선스 아웃과 글로벌 임상은 사실상 지난해가 첫경험이다. 올해는 과정을 진행하면서 문제가 하나 둘 씩 드러나는 시점일 뿐이다.
'무조건 기밀'이라는 한미약품의 애매한 정보 공개 등은 매를 맞아 마땅하다. 늑장공시, 정보유출 등 돌발상황에 대한 미숙한 대처도 마찬가지다. 다만 한미약품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완벽한 곳이 아니라는 이해도 필요하다. 국내 1위지만 세계에서는 아직 신약 개발 능력 등 많은 면에서 걸음마 수준이다.
신약 개발은 긴 호흡이 필요하다. 자칫 한미약품에게만 무분별하고 엄격한 잣대가 적용된다면 당사자는 물론 제약산업 신약 개발 의지가 꺾일 수 있다. 비판을 위한 비판, 의구심을 위한 의구심은 항상 정도를 넘어서기 마련이다. 한미약품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 지금은 기대가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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