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더파머스 "한국에 새로운 식문화를 창조할 것" [VC투자기업]김슬아 대표 "내가 먼저 먹고 싶은 제품만 고객에게 내놓는다"

정강훈 기자공개 2016-12-20 08:21:08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5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도 20년 전에는 유기농 식품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홀푸드라는 유기농 전문 슈퍼마켓 체인이 생기면서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었다. 더파머스가 하는 일도 소비자들이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찾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더파머스는 최근 식품 유통업계에서 가장 돋보이는 스타트업이다. 더파머스가 운영하는 쇼핑몰 '마켓컬리'는 유기농 식품 등 신선 식품과 백화점의 수입 식품 코너에서나 볼 수 있는 양질의 식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서비스한지 약 1년 반 만에 25억 원 안팎의 월 매출을 달성했다.

식품 유통업계는 마켓컬리의 '샛별배송' 시스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마켓컬리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 한해 밤 11시까지 접수된 주문된 상품은 다음날 아침 7시까지 배송을 마친다. 소비자의 생활 패턴을 고려한 '고객 우선주의'에서 나온 과감한 정책이다.
김슬아 더파머스 대표
김슬아 더파머스 대표(사진)는 머니투데이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직장인의 경우 퇴근 후 육아 등 가사일을 하고 가장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이 밤 9시 이후"라며 "전체 주문량의 30%가 밤 9시 이후에 몰리기 때문에 샛별배송을 운영하는 게 쉽지 않지만 소비자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추진했다"고 전했다.

마켓컬리는 9800원 이상 결제시 샛별배송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컬리패스 멤버십'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두고 스타트업 및 유통업계에선 '무리한 제살 깎아먹기 식 정책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

김슬아 대표는 "배송 비용은 대부분 물류 시스템 관리,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의 성격이기 때문에 무료 배송이 늘어나도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며 "고객 숫자를 계속 늘려나가 고정 비용의 비중을 줄이면 수익성도 자연스레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은 물류망을 강화하고 냉장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파머스에서 최근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 중 하나는 포장재를 개선하는 문제다.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현재는 스티로폼 상자에 제품을 담아 배송하고 있다. 스티로폼 상자는 환경에 좋지 않을 뿐더러 소비자 입장에서는 분리수거 등의 어려움이 있다. 현재 은박 보냉팩, 필름 등 다양한 포장재들을 실험하며 최적의 답안을 찾고 있다.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보통의 식자재 유통 기업들은 넓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도심 밖에 물류 창고를 세운다. 더파머스는 신선 식품을 빠른 시간 내에 배송해야 하기 때문에 접근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했다. 적합한 장소를 찾아 물류 창고를 두 번이나 이전하면서 배송 서비스를 개선해 나갔다.

김슬아 대표는 "신선 식품 유통이라는 시장을 개척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아이템 선정, 물류, 배송, 거래처 사후 관리 등 고민해야 할 일들이 많다"며 "유통업이라고 하면 일 하기에 재미없을 것 같다는 편견이 있지만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업무의 연속"이라고 전했다.

골드만삭스, 맥킨지 등에서 근무한 김슬아 대표는 전자 상거래 사업에 관심을 갖던 중 자신이 좋아하는 식품을 창업 아이템으로 정했다. 김 대표는 꼭 가보고 싶은 식당을 방문하기 위해 해외 여행을 계획할 만큼 식도락에 관심이 많았다. 김 대표는 '내 입맛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자신감으로 마켓컬리의 문을 열었다.

마켓컬리에서 판매 제품을 선정할 때에는 신선도, 위생, 영양 성분 등 여러가지 조건을 까다롭게 따지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더파머스 구성원들의 입맛에 맞느냐'다. 김 대표 외에도 많은 직원들이 음식에 대해서 상당한 지식과 까다로운 취향을 가졌다. 구성원의 입맛을 기준으로 제품을 선정하기 때문에 직원들 역시 마켓컬리의 VIP 고객이다.

김슬아 대표는 "직원들이 '마켓컬리의 제품을 우리가 계속 먹기 위해서라도 마켓컬리가 잘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빵 하나를 판매하더라도 내가 먼저 사먹고 싶을 정도로 제품을 개선했을 때 고객들의 만족도도 더 높았다"고 말했다.

최근 푸드테크 시장이 주목 받으면서 여러 경쟁사들이 나타나고 있다. 스타트업 외에도 기존의 유통 대기업들이 신선 식품 배송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유통 대기업은 막대한 자본과 기존의 유통 인프라를 갖춘 만큼 더파머스 같은 스타트업들이 지금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더파머스의 고민은 다른 데 있다.

김슬아 대표는 "시장 점유율을 유지해야 한다는 고민보다는 이 시장 자체를 키워야 한다는 고민이 훨씬 크다"며 "경쟁 업체들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서 신선 식품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더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들이 맛있고 건강한 식품들을 간편하게 소비하는 생활 습관을 만드는 게 더파머스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