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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메자닌·베트남까지…헤지펀드 전략 '다변화' [헤지펀드 결산]④롱숏 비중 급감…해외메자닌 투자도 등장

김기정 기자공개 2016-12-21 08:44:26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6일 10: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헤지펀드 시장은 양적인 성장뿐 아니라 질적인 도약도 이뤄냈다. 신생사들은 기존에 찾아볼 수 없었던 전략들을 무기로 내세우며 롱숏(Long-short)전략 일변도였던 헤지펀드 시장의 다변화를 이끌었다. 이 같은 전략이 안착했다고 평하기는 이른 감이 있지만, 메자닌과 IPO를 비롯한 프리IPO, 베트남 등 다양한 자산과 국가를 대상으로 전략을 펼치는 펀드들은 시장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롱숏일변도 탈피…공모주 펀드 '떴다'

지난달 말 기준 한국형 헤지펀드 총 설정액 중 롱숏전략을 구사하는 펀드 설정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32% 수준으로, 멀티전략(41%)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아직도 적지 않은 비중이기는 하지만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2011년 도입 이후 3~4년 간 롱숏일변도를 탈피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변화다.

2013년 1월 기준 전체 헤지펀드 중에서 펀더멘털(Fundamental) 롱숏 및 퀀트(Quant) 롱숏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의 비중은 전체의 60% 가량을 차지했고, 지난해 초에는 그 비중이 74.4%까지 올라갔다. 롱숏이 박스권 증시에서 '시중금리 플러스 알파' 수익을 내는 전략으로 각광을 받자 공모펀드와 ARS(Absolute Return Swap) 등 구조화상품 시장에서까지 인기를 끌던 시기였다.

기존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전략들이 롱숏전략의 자리를 빠르게 메웠다. 다변화를 이끌어 낸 주역은 신생사들이었다. 시장 문턱이 낮아진 덕에 여러 투자 기법을 구사하고 있는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다. 롱숏을 주무기로 삼았던 여러 투자자문사들조차도 기존 전략으로는 차별화를 꾀할 수 없다고 판단, 멀티 등 다른 투자 기법을 전략적으로 택했다.

가장 빠르게 늘어난 전략은 공모주 투자다. 지난 12일 기준 공모주 투자를 전면에 내세운 펀드는 46개로 전체 헤지펀드 244개 중에서 29%를 차지한다. 공모주 투자를 전략 중 하나로 택하고 있는 펀드로 범위를 확대하면 그 규모는 2배 이상 늘어난다.

적은 규모로도 비교적 손쉽게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 신생사가 줄줄이 펀드를 내놓은 주된 배경으로 읽힌다. 실제 연 초 이후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 중 4개가 공모주 투자펀드였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의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전해진다.

◇메자닌·프리IPO·베트남·IB딜까지…투자 자산 및 국가도 다변화

메자닌과 프리IPO 및 해외 투자 펀드 역시 빠르게 늘었다. 국내 상장 주식 투자에 편중됐던 기존 시장의 자산군이 크게 확장된 셈이다. 1기 헤지펀드 시장에서 해외 투자 펀드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아시아 주식에 투자하는 1호 헤지펀드였던 '신한BNPP 명장 Asia Pacific 주식 롱숏 전문사모투자신탁 제1호' 등이 있었지만 이마저도 수익률 부진으로 결국 청산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폭의 변화다.

DS자산운용은 프리IPO펀드에 500억 원의 투자금을 모집한 데 이어 씨스퀘어, 아이온 등 신생사들이 잇따라 비슷한 유형의 펀드를 출시했고, 1세대 헤지펀드로 분류되는 브레인자산운용과 안다자산운용은 올 들어 각각 4개, 2개의 메자닌 펀드로 내놓았다. 지난한 박스권 증시와 저금리 기조에서 상장주식 투자 만으로는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이 같은 니치마켓에 대한 고액자산가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메자닌에 투자하는 헤지펀드까지 생겨났다. 지난 6월 설정된 라이노스자산운용의 2개 헤지펀드는 일본, 미국, 중국, 독일 등 해외 유수 기업이 발행한 CB 여러 개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라이노스는 베트남 기업 CB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도 선보였다. 베트남 최대 민간 인프라 개발업체인 호치민인프라스트럭처인베스트먼트(CII)가 6000만달러(약 670억 원) 규모로 발행하는 CB를 담는다.

베트남 투자에 특화된 헤지펀드 운용사도 등장했다. 투자자문사 시절부터 베트남 투자를 지속해 온 피데스는 올 초 운용사로 전환하며 최근까지 4개의 베트남 투자 헤지펀드를 내놓았다. 대표펀드인 '피데스 신짜오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는 그 규모가 854억 원까지 불어난 상태다.

라임자산운용은 금호고속 터미널 인수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내놓아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IB 딜을 연계한 이벤트드리븐(Event-driven)식 투자 기법은 국내 헤지펀드 시장은 물론, 리테일 시장 전체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라임은 헤지펀드 투자금의 일부를 인도네시아 발리 리조트 CB에 투자하거나 미국 리츠 투자 헤지펀드를 내놓는 등 전에 없던 상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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