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정재분류' 보험사, 자본감소 위기오나 금리 상승 기조에 자본 위축 우려
윤 동 기자공개 2016-12-20 12:50:05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9일 08: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인된 회계 꼼수'를 사용했던 보험사들이 대거 위기에 빠질 수 있게 됐다. 저금리 장기화를 예상하고 '계정재분류'를 단행했으나 최근 금리 인상 기조가 강해지면서 자본이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3분기에 계정재분류를 단행했던 동부화재와 동부생명, 현대라이프생명 등은 향후 오랫동안 금리 인상에 따른 자본 위축을 걱정해야할 것으로 보인다.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부 보험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동시에 내년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기존 2차례에서 3차례로 상향 조정했다. 금융권에서는 미국의 영향으로 국내 시중금리도 오를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보험업계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반기고 있다. 현재 저금리로 운용자산수익률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계정재분류를 단행한 보험사 사이에서는 금리가 인상되면 자본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험사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하면서 만기까지 보유할 증권(만기보유증권)과 중도에서 매각할 증권(매도가능증권)을 구분한다. 만기보유증권은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가치를 평가해 변동성이 적으나, 매도가능증권은 분기별로 시장가치를 따져 평가이익이나 손실이 자본에 즉각 반영된다. 보통 장기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보험사들은 자산의 상당 부분을 만기보유증권으로 분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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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반대로 금리가 오르게 되면 대규모 평가손실이 반영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보험업계에서는 계정재분류를 RBC비율 제고를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평가해왔다.
또 계정재분류를 단행하게 되면 향후 3년 동안 신규 운용자산을 만기보유증권으로 분류할 수 없다. 즉 향후 3년 동안 금리 인상에 의한 자본 축소 위협에 노출된 상태를 감수해야 한다. 지난 2014년 4분기 계정재분류를 단행한 한화생명은 내년 4분기에는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3분기 계정재분류를 단행한 동부화재나 동양생명, 현대라이프생명 등은 2019년 3분기까지 위험을 짊어져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도 저금리가 계속된다는 전망이 강했기 때문에 공짜로 RBC비율을 제고할 수 있다고 판단한 보험사가 너도나도 계정재분류를 단행했다"며 "하지만 금리가 오르게 되면 자본이 줄어들 수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후의 수단인 계정재분류가 너무 남용돼 왔다"며 "보험사들이 꼼수를 쓰다 자기 발등을 찍은 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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