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프론티어 마켓의 빛난 별 '파키스탄' [고영경의 Frontier Markets View]

고영경 박사공개 2017-01-09 08:44:42

[편집자주]

바야흐로 저성장의 시대다. 기업들은 다시금 성장의 기회를 얻기 위해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최근 십여 년간 글로벌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을 견인해 온 중국도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이머징 시장이 더 이상 아니다. 이제 글로벌 기업들의 눈은 그 다음 시장인 프론티어마켓으로 향한다. 아시아 프론티어 마켓의 중심부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푸르 현지에서 경영학 교수로 재직하며 이 시장의 성장과 가능성을 지켜봐 온 필자가 이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가려고 한다.

이 기사는 2017년 01월 06일 1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 프론티어 마켓 국가들 중 꾸준한 성장 가도를 달려오고 있는 한 곳을 꼽으라면 단연 파키스탄이 아닐까 싶다. 2016년 한해 파키스탄 주식시장은 지수 23195.60으로 시작해서 32842.43으로 마감하며 40%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율을 기록했고, 카라치 100인덱스는 무려 45% 넘게 올랐다. 이런 상승세는 새해 첫 주에도 이어지고 있다. 파키스탄이라면 테러와 외국인 노동자를 떠올릴지도 모르지만, 변화는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해 6월 MSCI는 중국 A 주식을 이머징 마켓 인덱스에 포함시키는 것을 연기하는 한편, 파키스탄 인덱스를 프론티어에서 이머징 마켓으로 옮길 것이라고 발표했다. 2008년 금융위기에서 유동성 문제로 파키스탄 정부는 일시적으로 주식시장을 닫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가 이 때문에 이머징 마켓 인덱스에서 퇴출당했다. 그 후 2009년 프론티어 마켓으로 복귀한지 7년이 지나는 올해 5월부터 파키스탄 주식시장은 이머징 마켓 인덱스에 정식으로 다시 포함된다. 파키스탄 주식시장이 과거와 달리 안정된 시장으로 탈바꿈했다는 사실을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알리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가 아닐 수 없다.

카라치100인덱스, 이머징마켓지수, 코스피100지수수익률
<카라치 100 인덱스, 이머징 마켓 지수, 코스피 100 지수 수익률 >

파키스탄의 정식 국가명은 파키스탄 이슬람 공화국이다. 이름에서 드러나듯, 무슬림을 위한 독립국가 건설이라는 염원에 따라 1947년 인도와 분리된 채 영국 식민지배로부터 독립을 이루어 냈다. 수도인 이슬라마바드 역시 이슬람의 도시라는 뜻을 갖고 있다. 역사적으로 파키스탄은 인더스 등 고대문명의 요람이었고, 힌두와 인도-그리스, 투르크-몽골, 이슬람, 시크교 등 다양한 문화를 가진 왕국들 그리고 페르시아와 알렉산더의 마케도니아, 몽골 제국, 무굴제국, 대영제국이 이 지역을 거쳐갔다.

아라비아해를 따라 남쪽으로는 오만, 동쪽으로는 인도, 서쪽으로는 아프가키스탄, 남서쪽으로는 이란 그리고 멀리 북동쪽으로는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지구본을 돌려서 보면, 중국과 중앙아시아 그리고 남아시아의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는 파키스탄은 전략적 요충지이자 교역의 중심지이다. 세계 강대국들이 앞다투어 파키스탄을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파키스탄의 인구는 2억 명 정도로 전세계 6위며, 청년의 비중이 높은 젊은 나라다. 공용어로 우르두어와 영어를 사용한다. 세계은행 발표에 따르면 2015년 1인당 GDP는 1429달러이며, 2016년 성장율은 4.7% 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디스의 신용등급도 2014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2015년에는 '긍정적'으로 상향조정되었고, 지난해 S&P는 B-에서 B로 상향조정했다. 외국인 투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총 11억 달러가 유입되었는데, 2015년 같은 기간보다 3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중국기업들은 이미 생산기지이자 소비시장으로서 파키스탄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중국정부의 파키스탄 지원은 정치적 계산 이외에 기업활동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 중국 -파키스탄 경제회랑(CPEC)을 열고 460억 달러를 고속도로와 발전소 가스관 등 건설에 지원하기로 하였다으며, 2015년에는 중국이 인도와 주도하는 중앙아시아 지역 경제협력기구인 상하이협력기구(SCO)의 정식 회원국으로 파키스탄을 받아들였다.

차이나 모바일은 파크텔(PakTel) 4.6억 달러에 인수하였고, 지난 해에는 중국 3대 주식시장 컨소시엄이 파키스탄 주식거래소(PSE)의 지분 40%를 2.12억 달러에 인수하였다. 일본은 아시아개발은행을 통해 인프라사업에 투자를 진행 중이며, 제조업 분야에서 양측 모두 협력을 원하는 상태이다. 일본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일본기업들이 향후 1-2년 내 해외투자확대 계획을 세운 지역 가운데 1위가 바로 파기스탄이었다. 말레이시아도 최근 무역협회 주관으로 파키스탄 투자설명회를 진행하며, 수출입은행 등이 적극적인 기업진출을 지원하고 있음을 알렸다.

한국 기업들 중에서는 최근 기아자동차가 이 지역에 재진출하기로 결정했다. 유누스 그룹과 합작으로 자동차를 조립생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1차 투자 규모만도 1.2억 달러이 이른다. 그러나 중국이나 일본, 유럽에 에 비해서는 투자나 시장 참여가 적극적이지 않다. 한국 기업들은 '정치 불안'과 '국제 분쟁 가능성'을 여전히 언급하지만, 과거에 비하면 이 두 리스크는 현저히 김소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2016년 OECD의 열린 정부 파트너쉽(OGP)에 참여해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천명했다. 관심의 대상으로 올려놓고, 들여다 보아야만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고영경교수프로필_수정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