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1월 17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천호식품이 시끄럽다. "좋은데, 참 좋은데. 말할 방법이 없네"라는 광고 카피 하나로 식품업계를 뒤흔들어 놓았던 2010년과는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촛불 폄하 발언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가짜 홍삼 유통 사건까지 터지자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 창립 이래 최대 위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최악의 사태로 치닫자 회사의 상징인 김영식 회장이 결단을 내렸다. 김 회장은 회장직은 물론 등기이사에서도 사임하며 책임 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미 김 회장 아들인 김지안 대표로 후계 승계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회장직 사퇴는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제 시장의 눈은 이사회에 쏠리고 있다. 천호식품과 김 회장의 의중을 민낯 그대로 확인할 수 있는 장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천호식품 이사회는 총 5명의 이사들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세 자리는 김 회장과 김지안 사장 등 오너 일가가, 나머지 두 자리는 재무적투자자인 카무르파트너스 인사가 꿰차고 있다. 사내이사였던 김 회장이 이사직을 내려놓으면서 현재 오너 일가와 재무적투자자 지정 이사 수가 동률인 상황이다.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 대체 이사 선임에 속도를 낼 법도 한데 진행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따져야할 이해관계가 많은 탓이다. 회사 몫이라고 무작정 다시 친 오너가 인사를 앉히기도 눈치가 보인다. 시장의 지적대로 김 회장의 퇴진이 찐짜 '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재무적투자자 측에 인사권을 일임하면 경영권 방어가 신경쓰인다.
복잡한 셈법에 답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결코 시간은 천호식품의 편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대로 기억 속에서 잊혀지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고객은 냉정하다. 신뢰를 잃은 기업을 결코 다시 찾지 않는다.
시장이 원하는 것은 천호식품의 단호한 의지다. 신뢰 회복의 메시지다. 창업자의 결단이 면피용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그렇다면 김 회장이 남긴 공석이야 말로 그 의지로 채워야하지 않을까. 천호식품의 의지를 확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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