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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 반짝 투자처 아니다" [thebell interview]박성호 오라이언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본부 상무

강우석 기자공개 2017-02-03 11:26:35

이 기사는 2017년 01월 31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자닌(Mezzanine)은 유행타는 상품군이 아니다. 메자닌이 꾸준히 좋은 투자처라는 것을 고객들에게 증명하겠다."

박성호 오라이언자산운용 상무(사진)는 31일 머니투데이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박 상무는 지난해 3월 김병기 대표, 이상훈 전무와 함께 오라이언자산운용을 설립했다. 자산운용사를 차리는 게 오랜 꿈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회사 동료였던 이상훈 전무와 오래 전부터 '나가서 운용사를 차리자'는 의견을 종종 주고 받았다"며 "스스로가 가장 잘 하는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상무와 이 전무는 현대증권과 하이투자증권에서 십 여 년 간 동고동락한 사이다. 두 사람이 다뤘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 메자닌의 총 규모만 4조 원에 달한다.

그는 "헤지펀드운용본부 매니저 3명의 주식자본시장(ECM) 경력만 도합 55년"이라며 "주어진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역량을 넘어 수치의 행간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게 저희 회사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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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오라이언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본부 상무
◇ 종목 보수적으로 선별…100여 종목 중 4건에만 투자

첫 번째 헤지펀드(오라이언 메자닌 멀티스트래티지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는 지난해 6월 설정됐다. 이 펀드는 메자닌 투자를 주 전략으로 구사하되 차익거래도 일부 병행한다. 전환기간까지 최소 1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블록딜, 공모주 등을 통해 알파수익을 노린다.

박 상무는 "저희는 대형 증권사 프롭 데스크에서 수십 년 간 검증된 투자기법을 그대로 원용한다"며 "프롭데스크의 주 업무는 상장사 메자닌 투자와 자본거래 상에서 차익거래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100여 건, 3조 원 정도의 메자닌을 검토했다. 그 중 투자를 집행한 것은 단 4건에 불과하다. 그는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것에 더욱 신경쓰고 있다"며 "다른 곳에 비해 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입일로부터 2년 간 환매가 금지된다는 점도 펀드의 특징이다. 여기에는 메자닌을 제대로 이해한 고객들만 투자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현재 1호 펀드의 75% 정도는 기관투자가 자금으로 이뤄져 있다.

박 상무는 "사모 메자닌 중에서는 1년 이후 전환행사가 가능하고 2년 이후에 풋옵션 청구조항이 달린 종목들이 많다"라며 "이 자산들을 활용해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된 수익을 주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환매금지 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메자닌, 반짝 투자처 아니다

2년 전부터 메자닌 투자는 강남권 PB센터를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그런 까닭일까. 일부 전문가들은 메자닌 시장이 과열됐다는 우려섞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업계에서는 메자닌펀드 시장의 규모를 2조 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박 상무는 메자닌이 단기간 인기를 끌고 사라질 상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메자닌 시장은 매년 평균 4조 원, 400건 정도(공·사모 포함)가 꾸준히 발행되는 편"이라며 "이 정도 규모의 시장에 대해 인기가 줄어든다, 먹을 게 없다는 등의 분석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외 주요 투자자, IB, 해외펀드, 금융사 등은 기업에 투자할 때 선택할 여력만 있다면 100% 메자닌에 투자할 것"이라며 "채권자로서 보호될 뿐 아니라 주가상승 시 차익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최근의 시장에 대해서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메자닌 투자로 거둘 수 있는 쿠폰이자율은 해당 회사의 조달금리 대비 2.5~3.0% 정도 낮은 편이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제로쿠폰 CB가 발행되는 등 그보다 낮은 상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박 상무는 "증권사 IB들은 금리가 없는 메자닌도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현재의 시장은 좋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여럿의 전문투자자들이 경쟁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메자닌 투자를 고려할 때 쿠폰이자는 부수적인 요소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1~2% 남짓의 이자 수익을 확보하겠다고 메자닌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메자닌 투자의 핵심 포인트는 바로 '자본이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보조전략을 활용하는 저희 펀드의 경우 메자닌 금리에 집착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고 덧붙였다.

◆ 박성호 오라이언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본부 상무 약력

-1994 고려대학교 졸업
-1995~1998 새한종합금융 국제투자팀
-1999~2008 현대증권 국제금융팀
-2009~2015 하이투자증권 IB본부
-2016.3~현재 오라이언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본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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