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삼성전자, 하만 인수로 전장사업 수직계열화 부품 제조, 판매채널 동시 확보… IT산업 편중 해소 효과도 기대

김일권 기자공개 2017-02-22 08:31:37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1일 1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하만(Harman) 인수에 사실상 성공하면서 전장사업 부문에서의 수직계열화를 이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기존에 확보하고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자동차 전장부품 제조력에 벤츠, BMW, 아우디 등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하만의 강력한 판매채널이 더해져 높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IT산업에 집중돼 있던 포트폴리오를 자동차 산업으로 확장시켜 사업 다각화 수준을 끌어올리게 된 점도 긍정적이다.

2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주요 국가에서의 반독점규제 통과 절차를 제외하고 하만의 인수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한 상태다. 2015년 말 조직개편으로 전장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지 약 2년 만이다.

하만의 인수로 삼성전자가 얻게 된 것 가운데 두가지를 꼽으라면 70년 전통의 오디오 기술력과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 고객 라인업을 들 수 있다. 이 둘을 활용해 삼성전자는 전장사업 시장에 활발한 진출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게 된 것은 앞으로 전장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결정한 삼성전자에게 매우 큰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만은 롤스로이스, 벤틀리, 벤츠, BMW, 아우디 등과 같은 유수의 프리미엄 완성차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인수합병이라는 방법이 아니고서는 십수년에 걸쳐서도 확보하기 힘든 고객 라인업이다.

사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없이도 당장이라도 전장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었다. 오디오를 제외하고 카인포테인먼트에 사용되는 핵심 디바이스는 사실상 삼성전자가 만들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기술을 자동차에 맞도록 적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계 1위인 삼성전자에 있어서 카인포테인먼트 시장의 진출은 시간 문제나 다름 없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 하만 인수를 단행하면서 삼성전자는 단숨에 프리미엄 시장에서 업계 선두로 도약할 수 있었다. 중저가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더라도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과 거래를 트기 위해서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오랜 시간을 쏟아부어야 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상당한 시간을 앞당긴 셈이다.

앞으로 하만의 카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는 삼성전자 계열사의 제품이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비롯해 중앙프로세스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의 시스템LSI, 사물인터넷(IoT)에 활용되는 반도체 칩과 통신 부문에서 삼성전자가 연구하고 있는 5G 기술까지 모두 적용 가능한 부문이다.

이렇게 부품 계열사들을 확보한 삼성전자가 강력한 판매채널까지 확보하게 되면서, 삼성전자는 단숨에 글로벌 전장사업 부문에서 가장 잘 짜여진 수직계열을 갖춘 그룹이 됐다. 하만을 중심으로 계열사들을 정열하면 사실상 자동차 부품 업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프리미엄 시장에 국한된 하만의 카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중저가 시장에 적용하는 것도 향후 삼성전자가 추진할 수 있는 사업 가운데 하나다. 중저가 시장 공략에서는 하만 브랜드를 사용하기 보다는 스마트폰을 통해 일반 소비자들에도 친숙한 삼성의 브랜드를 활용하는 전략이 사용될 수 있다.

또한 IT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삼성전자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자동차 산업으로 확대된다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하만의 매출액은 2016회계연도(2015년 7월~2016년 6월) 기준으로 71억 달러 정도로 아직 삼성전자의 다른 사업부문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성장성을 감안하면 향후 삼성전자 실적에 미치는 기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2025년까지 전장사업의 전세계 매출이 지금의 2배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이번 하만의 인수로 전장사업 부문에서 십수년을 앞당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공략이 어려운 프리미엄 완성차 시장에서 단숨에 1위 기업으로 뛰어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