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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지나친 자신감은 금물

김일권 기자공개 2017-03-07 08:59:00

이 기사는 2017년 03월 06일 13: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이노텍의 재무정책이 차입금 상환에서 투자 확대로 전환됐다. 하지만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회사의 예상대로 카메라모듈 등 주력 제품의 수요가 확대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재무 건전성이 다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과거 투자 확대에 나섰다가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전례도 있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부터 투자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 중순 베트남에 카메라모듈 생산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정하고 26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것이 투자 확대의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설비투자 규모는 4600억 원을 기록하며 201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도 카메라모듈에 대한 추가 투자와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마곡사이언스파크 사업 등으로 인해 투자 규모가 작년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

LG이노텍의 투자 확대는 7년 전 상황과 비슷하다. 당시 LG이노텍은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했다. 특히 LED 수요 회복을 예상하고 관련 설비투자를 늘리면서 2010년 한해 동안 1조 3208억 원의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듬해인 2011년에도 설비투자 규모가 6824억 원에 달했다.

투자 규모가 불어난 만큼 차입금도 늘었다. 2011년 LG이노텍의 차입금 규모는 2조 2447억 원에 달했고 부채비율은 285%로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회사의 예상과 달리 유럽발 경제위기 등의 여파로 LED 수요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투자가 일단락된 2013년 초 LG이노텍의 LED 공장 가동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을 정도였다.

이때부터 회사는 투자를 최소화하고 현금이 유입될 때마다 차입금을 갚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다행스럽게도 카메라모듈을 주력 제품으로 하는 광학솔루션 사업의 매출이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실적이 개선됐고 매년 큰 금액을 갚아나갈 수 있었다. 2014년 한해 동안에는 7000억 원의 차입금 상환을 기록하기도 했다.

수년 동안의 노력으로 차입금 규모는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부채비율도 2015년 120%대까지 개선됐다. 재무 개선의 결과 2015년 국내 신용평가 3사 모두 LG이노텍의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높이는 등 시장의 평가도 달라졌다. LG이노텍이 차입금 감소에서 투자 확대로 전략을 선회한 것도 이렇게 개선된 재무 건전성에 대한 자신감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문제는 자신감이 지나치면 과거의 실수를 반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커버린 광학솔루션 사업의 전방산업인 휴대폰 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진입한데다 애플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2010~2011년 LED 수요 확대를 예상하고 설비투자를 늘렸다가 투자금 회수에 실패하고 재무 구조가 악화됐던 것처럼 광학솔루션 사업에서 예상만큼의 실적이 나오지 않을 경우 앞서 겪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주요 거래처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가 부진하면서 LG이노텍의 실적이 출렁이기도 했다. 실적 악화로 연간 영업현금흐름이 전년비 반토막 난 상황에서 설비투자 규모는 50% 이상 증가하면서 5년 만에 설비투자 규모가 영업현금흐름을 초과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LG이노텍이 과거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경영진의 냉철한 판단이 그 어느때보다도 요구되는 시점이다. 지나친 애플 의존도에도 변화를 가져와야 하고 전방산업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도 필요하다. 투자는 하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컨틴전시 플랜도 함께 고민하는 혜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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