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5월 04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 메디치인베스트먼트로부터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택배사업과 물류 네트워크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롯데글로벌은 이번에 유입된 자금으로 물류 센터 2곳을 설립해 내수 시장 영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국내 택배시장은 소비패턴 변화와 전자상거래 성장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택배시장 물동량은 2010년 12억 박스, 2015년 18억 박스를 돌파했으며 연간 13%에 달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전자상거래 발전으로 모바일 쇼핑 비중이 늘어나고 해외 직구 물량도 증가하면서 앞으로도 성장이 기대되는 업종으로 꼽힌다.

다만 국내 택배 시장의 경우 물류·유통 대기업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고, 차별화 전략이나 단가 인상 등이 어려워 투입 비용 대비 수익성이 저조한 편이다. 한정된 시장 파이 안에서 경쟁사간 물량 확보가 성장의 관건인 셈이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택배업체인 CJ대한통운의 시장 점유율은 44.1%다. 두번째로 높은 롯데로지스틱스와 한진택배는 각각 11.9%로, CJ대한통운과 큰 격차를 보인다.

그간 업계에서는 롯데글로벌의 약점을 경쟁사 대비 인프라가 미흡해 공격적인 물량 확보에 나서기 어려운 점을 꼽아왔다. 이에 롯데글로벌은 메디치인베스트먼트의 신주 투자금을 활용해 두 곳의 물류센터 설립에 나설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이번 물류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롯데쇼핑, 롯데마트, 롯데 계열 편의점(세븐일레븐)과 같은 유통 계열사에서도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CJ나 한진 등 동종업체와 달리 마트, 편의점 등의 유통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유통채널과 물류센터 간의 유동망이 구축되면 다른 업체에 비해 훨씬 높은 소비자 접근성을 확보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롯데글로벌은 롯데그룹 편입 후 아직까지 계열사 캡티브 물량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다. 현재 롯데글로벌의 택배물량 중 롯데그룹 계열사 수주 물량 비중은 5%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내 롯데쇼핑, 롯데닷컴 등 소형 화물을 취급하는 계열사 뿐 아니라 제3자 물류 사업도 영위하고 있어 다른 계열사 물량 수주도 가능하다"며 "현대그룹으로부터 인수 후 그간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지만 그룹 내 물량을 가져올 경우 외연과 수익성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롯데글로벌은 작년 택배사업부문에서 519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체 매출 1조 6325억 원 중 31.83%에 해당한다. 2015년 택배사업부문 매출 비중(30.17%) 보다 1.66%포인트 늘어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