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5월 23일 08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 정권의 인사가 연일 화제다. 파격적이지만 수긍하게 만들고, 무던한 듯 하지만 날이 선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날 선 인사의 정점에 서 있는 인물이다. 분명히 이전과는 다른 방향이 예고되고 있어 관가와 경제계 모두 긴장하고 있다.기획재정부 장관에는 '천생' 공무원인 김동연 아주대학교 총장이 앉게 됐고 금융위원장 자리도 무성한 하마평이 돌지만 대체로 윤곽이 잡힌 듯 하다. 다음 순번인 정부 출자 혹은 유관 금융회사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신·기보, 예보, 서울보증보험 등 지난 정권의 인사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민간 금융회사들도 눈치를 살피며 새 정권의 인맥찾기에 한창이다.
민간 금융회사들이 정권의 인맥을 붙잡으려는 건 자발적인 생존 본능이다. 정권이 바뀌면 으레 사장 혹은 행장, 심지어 회장 자리를 내줘야 했던 과거의 트라우마에 대한 본능적 대응이다. 수장 자리는 아니더라도 주요 임원 자리에 정권과 닿을 수 있는 인맥을 두는 게 후사를 도모하는 데 유리하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유수의 금융회사들도 정권의 측근들과 네트워크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윗선에서 언질을 하거나 간섭하지 않아도 경제 역시 정치와 닿아 있다는 깨달음으로부터 도출된 자발적이고 실용적인 용인술이다.
그 와중에 조직이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스스로 정권의 측근임을 강조하고 나서는 이들도 있다. 모 금융그룹 A 씨는 권력의 정점과 친인척임을 강조하며 부쩍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닌다는 후문이다. 그룹 내부에서도 임기가 남은 현 사장의 후임으로 A 씨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고 한다. 사실 A 씨는 해당 그룹 태생이 아닌 현 사장이 천거한 인물로 금융권에 널리 알려진 인물도 아니다. A 씨 뿐일까. 혈연과 지연, 학력 등 '빅 데이터'를 돌리며 스스로 추켜 세우는 사례가 여기 저기서 들린다.
'이들이 정말 정권의 측근이긴 한걸까'라는 의문은 제쳐 두고라도 그 자리에 앉을 만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을까. 이 물음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인물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대부분 그렇지 않은 이들이 '자가발전'에 적극적인 경우가 많다.
민간에서 벌어지고 있고, 또 앞으로도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인사의 행태가 새 정권 정점에서 이뤄지고 있는 그것과 사뭇 달라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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