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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주의 걷어내고 '화학적 결합' 성공 [신한PWM 5년 성과 분석]② 은행은 상품경쟁력 확보, 증권은 고객기반 확충

서정은 기자/ 김슬기 기자공개 2017-06-15 06:34:00

이 기사는 2017년 06월 13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PWM(Private Wealth Management)의 탄생은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의 자산관리 사업 방향을 바꾸는 터닝포인트가 됐다. 두 회사는 독자생존보다는 상생을, 물리적 결합보다는 화학적 결합을 선택했다.

변화는 분명했다. 두 회사는 각자 취약점으로 꼽혔던 상품경쟁력과 고객기반을 키워나갈 수 있었다. 그동안 미진했던 계열 자산운용사와의 협업도 속도가 붙었다.

◇ 더블카운팅으로 공동체 이뤄…IPS본부, 본사-지점 묶는 매개체

복합점포 모델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유망한 상품도, 넓은 판매망도 아니다. 강제로 묶인 두 개의 조직이 각자의 이해 관계가 아닌 공동체 의식을 토대로 얼마나 움직이느냐다. 2012년 국내 최초로 자산관리 협업모델을 만든 신한금융지주도 이 같은 고민을 겪었다.

신한금융지주가 꺼낸 카드는 더블카운팅이었다. 그 전에는 은행을 거래하던 고객이 예금을 빼 증권사의 금융상품을 사게 되면 증권사 PB의 실적만 올라갔다. 하지만 더블카운팅을 적용하면서 상품을 소개하고 가입을 도와준 은행 PB 역시 실적이 함께 집계됐다. PWM체제 도입 이후 철저하게 시행된 더블카운팅 제도는 부서간 이기주의를 막는 장치로써 역할을 톡톡히 담당했다.

한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완벽한 결합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더블카운팅 같은 제도가 필요했다"며 "초반에는 반발이 있었으나 지금은 은행과의 시너지를 생각하는 등 직원들의 정서적인 부분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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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와 지점이 한 몸이 돼 움직이는 시스템이 구축된 것도 PWM 도입 이후 나타난 가장 큰 변화다. 그 중심에는 PWM의 서포터 역할을 하는 IPS (Investment Products and Service)본부가 있었다. IPS본부는 UBS 등 글로벌 WM사업의 운영사례를 참조해 만든 조직이다. PWM 고객을 위한 상품 기획과 PB교육, 고객관리까지 총망라하는 지원본부로 출발했다.

신한금융지주는 IPS본부가 고객수익률 제고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편해왔다. 대표적으로 올해 초 은행과 금투 조직이 각각 가지고 있었던 IPS본부 내 투자자산전략부를 지주·은행·금투 공동의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그룹의 하우스뷰(House-View)인 투자전략과 자산배분 전략을 수립하기 때문에 각자 운영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투자자산전략부에서 전체적인 하우스뷰를 만들면 각각의 투자상품부에서는 은행과 금투 조직에 걸맞는 상품을 적기에 공급한다. IPS본부에서 전사적인 역량을 모으다보니 상품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도 쌓였다. 신한PWM 관계자는 "IPS본부 안에서 각 부서가 유기적으로 움직인다"며 "포트폴리오, 상품 판매 계획 등이 세워지면 PWM센터 즉각적으로 전달돼 판매, 상품 피드백 등이 이뤄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 ARS·커버드콜펀드 등 스타상품 배출, 신한BNPP와 협업도 가시화

신한금융지주에서는 신한PWM의 최대 성과로 상품경쟁력과 고객기반 확대를 꼽는다. 이는 처음 출범 목표와도 맞닿아있는 부분이다. 신한은행의 상품경쟁력은 한 차례 올라갔으며 신한금융투자는 외연 확장에 성공했다는 얘기다.

신한PWM은 신한금융투자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높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리자산 1억 원 이상의 신한금융투자 고객 수는 2012년 PWM 출범 초기와 비교해 300% 가까이 증가했다.

고객 기반이 늘면서 금융상품 규모도 자연스레 성장했다. 신한금융투자의 금융상품 자산은 2012년 20조 6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68조 1000억 원으로 3배 이상 성장했다. 같은 기간 금융상품 수수료 수익 또한 365억 원에서 958억 원으로 162% 급증했다.

과거에는 브로커리지(BK) 위주의 영업을 해왔다면 지금은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채권, 랩(Wrap) 등 금융상품으로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쌓은 셈이다. 펀드 판매잔고(공+사모)만 해도 2012년 말 4조 8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31조 8000억 원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한은행은 타사보다 앞서 스타 상품들을 배출하는데 성공했다. ARS(Absolute Return Swap)가 대표적인 예다. 신한은행은 증권사 주가연계채권(ELB) 형태의 ARS를 사모펀드로 만들어 고객들에게 선보였다. 판매와 운용 또한 직접 담당했다. 신한금융투자와 적극적으로 교류한 덕에 다른 은행보다 발빠르게 움직였다는 평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신한금투의 해외 채권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전엔 PB들이 금융투자 상품에 관심이 없었는데, 지금은 고객들의 문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직접 소싱능력이 커졌을 뿐 아니라 PB 개인 역량으로 봐도 다양한 상품을 취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계열 운용사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의 협업도 눈에 띈다. 신한금융그룹은 맞춤형 상품 개발을 위해 은행, 금투 조직 뿐 아니라 운용사와의 상품 협업도 하고 있다.

지난해 신한은행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고액자산가 고객들의 '중위험·중수익' 상품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신한BNPP커버드콜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을 기획하고 출시했다. 지난해 PWM 전용상품으로 판매됐던 이 펀드는 올해 일반 리테일 지점에서도 판매되면서 8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모았다.

이창구 신한금융지주 WM그룹장은 "PWM 도입 이후 은행이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을 꼽으라면 상품 관련 역량을 들 수 있다"며 "신한금투와의 협업을 통해 직원 개개인의 역량이 성장했고, 외부 인력을 수혈하면서 전문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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