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6월 22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장 기능 정상화와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 새로운 3기 벤처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민간 주도의 변화노력으로 벤처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조영삼 산업연구원(KIET) 선임 연구위원(사진)은 2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7 더벨 벤처캐피탈 포럼'에서 "3기 벤처정책은 한국경제의 성장 패러다임 재구축이라는 절박한 과제를 안고 있다"며 "명확한 정책 출구전략을 갖고 정부와 시장간 역할분담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2기 벤처 정책이 시급한 정책적 필요성을 강조한 나머지 양적 성장에만 주목했고 제대로 된 생태계 조성이나 시장 기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조 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글로벌 시장 트랜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중소기업 정책의 틀을 뛰어넘는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며 "벤처정책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시장 주도적 정책으로 확장적인 접근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성공적 벤처 정책 수행을 위해 정부와 시장간 분명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며 "잘못된 정책이 시장의 자리를 대체하는 정부 실패의 반복을 피하기 위해 정책의 역할, 범위, 시한 등을 명확히 제시한 출구전략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기 벤처정책의 효과적 수행을 위한 과제로는 △벤처기업 특징을 고려한 벤처기업확인제도의 전면 개편 △벤처기업 글로벌화를 위한 네트워크 지원 △효율적인 집적화를 통한 혁신 창업생태계 조성 등을 꼽았다.

조 연구위원은 "새로운 신기술이나 비즈니스를 추구하는 벤처기업의 특성을 정책기관의 인위적인 정량 잣대로 식별해서는 안된다"며 "성장 패러다임을 선도할 수 있는 혁신기업을 선별하고 시장이 충분히 동의할 수 있는 기준에 맞춘 민간주도의 벤처기업인증 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투자 환류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엔젤 투자를 벤처투자로 인정하고 벤처 생태계 전반을 지원하는 플랫폼 차원의 성장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조영삼 연구위원은 "벤처기업의 글로벌화는 벤처기업의 질적 성과를 구현하고 성장성 제약 딜레마를 해소할 수 있는 해법"이라며 "단순히 개별기업의 수출시장 지원을 벗어나 플랫폼 중심으로 기업과 시장, 네트워크 등을 연계하는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벤처 창업 생태계 지원을 위해서는 변화된 집적화 노력이 강조됐다. 가장 많은 혁신 자원을 보유한 국내 대학들의 연간 평균 창업이 1.2개에 불과하고 창업혁신 집적지로 평가받던 대덕과 판교 역시 혁신자원과 시장간 미스매치로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조 연구위원은 "대학내 창업이 부진한 것은 대학이란 플랫폼이 시장과 고립되어있기 때문"이라며 "대학의 창업 인프라를 좀 더 개방하고 시장과 연결시키는 것도 3기 벤처정책의 주요한 과제"라고 진단했다. 이어 "기회형 창업 지원과 투자 중심의 벤처투자 확대, 명확한 퇴출전략에 대한 접근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