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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銀·아주산업, 아주캐피탈 매각 '희비' 장부가 달라 회계상 손익 엇갈려… 지분법 평가 방식 차이 탓

안경주 기자공개 2017-07-20 10:07:55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9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과 아주산업(아주모터스 포함)이 아주캐피탈 매각을 통해 목돈을 마련했지만 회계상 손익에 끼치는 영향은 정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과 아주산업의 아주캐피탈 보유지분 장부가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장부가 보다 높은 가격에 팔아 회계상으로 매각가 차익 만큼 투자이익을 반영할 수 있게 된 반면 아주산업은 장부가 보다 낮게 팔아 투자손실을 반영하게 됐다. 두 회사의 회계처리 방식의 차이가 만들어 낸 결과다.

금융감독원 공시 등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아주산업은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특수목적회사(SPC)에 아주캐피탈 지분 74.04%를 매각했다. 아주산업은 아주모터스 지분 2.54%를 포함한 61.19%(3521만 주)를, 신한은행은 12.85%(739만 5000주)를 각각 넘겼다. 주당 매각가격은 8495원 가량이며, 총 매각대금은 3619억 3398만 원(신한은행 628억 2052만 원, 아주산업 2991억 1346만 원)이다.

신한은행과 아주산업은 이번 매각으로 대규모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지분취득 원가를 감안하면 수 백억 원의 매각차익을 얻었다. 신한은행의 아주캐피탈 주식 매입가격인 주당 5000원(총 369억 7500만 원)과 비교하면 매각 차익은 약 258억 원이다. 주당 5680원(총 1999억 9147만 원)에 매입한 아주산업은 약 991억 원의 매각 차익을 얻었다.

아주산업과 신한은행이 아주캐피탈 지분을 인수한 시점은 2005년이다. 아주그룹이 옛 대우캐피탈(현 아주캐피탈)을 인수하던 중 신한은행이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했다. 아주산업의 주당 취득 원가가 더 높은 것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주캐피탈 장부가

취득 원가를 기준으로 신한은행과 아주산업 모두 이익을 냈지만 아주캐피탈 장부가를 기준으로 하는 회계상 손익은 다르게 적용될 예정이다.

신한은행의 아주캐피탈 장부가(지분율 12.85%)는 지난 3월 말 기준 372억 1400만 원이다. 반면 아주산업의 아주캐피탈 장부가(지분율 71.50%)는 5291억 2797만 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주당 장부가를 계산하면 신한은행은 5032원, 아주산업은 1만 2861원이다. 같은 아주캐피탈 주식을 놓고 장부가가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번 아주캐피탈의 주당 매각가격은 8495원. 이 때문에 신한은행과 달리 아주산업은 회계상 투자손실을 내면서 당기순이익에 악영향을 끼치게 됐다. 아주산업 관계자는 "장부가 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되면서 차액은 회계상 투자손실로 계상된다"며 "결산과정에서 일시적 손실이 발생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장부가 차이는 왜 발생한 것일까. 특히 신한은행이 아주캐피탈 지분을 20% 미만으로 보유하고 있지만 경영상 유의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판단해 아주산업과 같이 매분기마다 지분법 평가를 적용해 아주캐피탈의 가치를 장부에 반영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는 신한은행과 아주산업이 똑같이 지분법 평가를 적용하면서도 과거 투자가치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됐다. 아주산업은 아주캐피탈을 인수한 후 지분법에 따라 평가를 해왔다. 그 결과 아주캐피탈의 당기순이익에서 투자지분율 만큼 장부가가 늘어난 것이다.

반면 신한은행은 지분법 평가를 하면서도 아주캐피탈의 사업성을 평가하고 손실을 미리 인식해 장부가에 선반영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업무기준에 근거해 지분법 결산시 손실을 미리 인식해 장부가를 감액처리했다"고 말했다.

예컨대 신한은행은 2010년 말 아주캐피탈에 대한 투자지분가치를 평가하면서 799억 원을 손실처리했다. 아주캐피탈에 대한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회계 규정상 한번 손실처리한 부분에 대해선 지분을 매각하기 전까지 장부가에 다시 반영할 수 없다. 즉 손실요인이 사라졌더라도 지분법 평가를 통한 순익 증가 외에는 장부가를 증액할 수 없는 것이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보수적 회계처리로 과거 대규모 감액을 통해 손실을 먼저 인식한 덕분에 이번 매각에서 회계상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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