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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證 채권형 헤지펀드, 진짜 헤지펀드 맞나 "CP 등 구조화상품 담아 레버리지 일으킨 첫 펀드"

최은진 기자공개 2017-08-21 10:30:42

이 기사는 2017년 08월 11일 16: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증권이 내놓은 채권형 헤지펀드가 그야말로 파죽지세 흥행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총 설정금액은 1조 5000억 원을 웃돈다. 채권형 헤지펀드 붐을 일으킨 흥국자산운용이 1조 원을 모으는데 1년이 걸린 반면 교보증권은 단 2개월에 그쳤다.

교보증권 채권형 헤지펀드의 파급력은 '안정성'에서 나온다. 목표수익률은 경쟁사 채권형 헤지펀드와 비슷하지만 변동성은 연 0.3%로 전체 헤지펀드는 물론 채권형 공모펀드 중에서 가장 낮다. 이 때문에 예·적금 대용으로 각광받으며 불티나게 팔렸다.

하지만 교보증권 채권형 헤지펀드에 대해 업계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과연 이 펀드가 헤지펀드가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이다. 모집된 자금을 담보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수익을 챙긴다는 전략이 헤지펀드라고 부르기에는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의견이다.

◇ 'CP 활용' 캐리수익 확보 및 차익거래…헤지는 이자율 스왑

교보증권의 채권형 헤지펀드 수익은 캐리 전략과 차익거래 전략에서 창출된다. 캐리 전략은 국공채 및 AAA급 은행채는 물론 CP, ABCP 등 구조화 채권 등을 보유해 얻는 이자수익이다. 전체 목표수익률의 50%를 이를 활용해 챙긴다. 교보증권 헤지펀드의 목표수익률이 연 2.5%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유 전략으로 1.5%가량의 수익률을 쌓는 셈이다.

목표수익률의 나머지 절반은 차익거래를 통해 쌓는다. 이 때 레버리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교보증권의 채권형 헤지펀드 레버리지 비율은 400%다.

차익거래는 레버리지에 따른 조달금리보다 높은 금리의 자산을 매입하면서 생기는 차익을 취하는 형태다. 이 때 ABCP, ABS, CP 등 구조화 채권이 적극 활용된다. 채권 매니저들 대부분이 국공채 시장만을 활용하지만 교보증권은 국공채 시장에는 기회가 많지 않다고 판단해 구조화 시장을 주목했다.

우선 캐리전략을 위해 매수한 국공채 및 AAA급 은행채 등을 담보로 활용해 레포 매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조달한 자금으로 ABCP, CP 등을 매수하고, 이를 담보로 은행채나 국고채 등을 차입한다. 그리고 이 채권을 담보로 또 레포 매도로 자금을 조달하고 CP 등을 추가 매수한다.

레포 매도를 통한 자금 조달에 약 1.3% 비용을, 국공채 차입으로는 0.1%의 금리를 지불한다. 반면 CP, ABCP 등 구조화 채권 매수에 따른 기대수익률은 대략 1.8% 정도다. 레버리지를 일으키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2.7%, 구조화 채권 매수로 얻는 수익이 3.6%로 차익이 발생한다.

시장 금리 인상에 대한 헤지 전략으로는 이자율스왑을 활용한다. 이는 고정금리를 지급하고 변동금리를 수취하는 방식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올라간 금리를 수취할 수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 위험을 대비할 수 있다.

◇ CP 투자 채권펀드 전무…레버리지 복잡 '벤치마크' 어려워

교보증권은 업계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 채권형 펀드 시장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전략이라고 자신했다. 그동안 채권형 펀드들이 국공채 시장만을 투자대상으로 삼은 반면 교보증권 헤지펀드는 ABCP, CP 등 구조화 시장을 주목했기 때문이다.

과거 고금리 시절에는 국공채 등 안정적 채권만으로도 수익을 내기 어렵지 않았던 만큼 구조화 채권 시장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많지 않았다. 대부분의 채권매니저 운용 역량 역시 국공채 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투자 대안으로 구조화 채권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지금은 CP 시장의 경우 국공채 시장만큼 규모가 확대됐다. 교보증권은 이에 적극 편승하며 구조화 채권을 대상으로 운용 전략을 펼쳤다. 반면 경쟁사 채권 매니저들은 여전히 국공채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채권 매니저들 대부분이 국공채 플레이를 하는데 반해 교보증권 헤지펀드는 구조화 채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 때문에 전략이 단순해 보이지만 다른 펀드와는 극명하게 다르다고 볼 수 있다"며 "CP, ABCP를 활용해 수익을 추구하는 채권형 펀드가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전략을 내세우다 보니 일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레버리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도 타 채권형 펀드와는 다르다. 특히 교보증권 헤지펀드가 활용하는 방법은 경쟁사가 구사하기에는 꽤 복잡하고 까다롭다는게 교보증권측의 생각이다. 교보증권 헤지펀드가 투자 대상으로 삼는 CP, ABCP는 레포시장에서 담보로 받아주지 않기 때문에 은행채, 국고채 등의 차입이 필요하다. 따라서 레버리지를 일으키기 위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더욱이 교보증권은 헤지펀드 만기를 6개월~1년 정도로 짧게 설정하기 때문에 여러개의 펀드가 생성될 수밖에 없다. 레버리지를 위한 담보비율 등의 관리에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타 운용사의 경우 이 같은 업무를 수행할 인력과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는 실정이다. 결국 교보증권 전략을 쉽게 벤치마크 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레버리지를 일으키는데 꽤 손이 많이 가고, 다수 펀드를 각각 개별적으로 관리하고 담보 비율 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하기 때문에 오퍼레이션 쪽 업무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며 "다른 운용사의 경우 이 같은 전략을 알더라도 관리가 까다로워 쉽게 벤치마크 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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