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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몰이' 성공한 카뱅, 운영리스크는 우려 [인터넷은행 리스크관리 점검]⑥전산시스템·금융보안 등 불안감, 내부통제 강화 필요

안경주 기자공개 2017-09-04 10:38:40

[편집자주]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금융권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편의성과 참신함으로 시장을 놀라게 하며 기존 질서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과 자본 등에서 아직 불안정한 면도 감지된다. 돌풍의 중심에 선 새내기 인터넷전문은행의 리스크관리 현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8월 31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흥행은 놀라울 정도다. 가격 경쟁력, 이용 편의성 등을 바탕으로 젊은 고객을 중심으로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돌풍'이란 말이 어울릴 법한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 소비자 불만과 불편도 확대되고 있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중단됐거나 원활히 제공되지 않고 있다. 또 명의도용 등 고객본인확인과 관련한 보안문제도 구멍이 뚫렸다. 대부분 가족의 명의를 도용해 입출금 계좌를 만들거나 소액대출을 신청한 것이지만 비대면 본인인증에서 허점을 드러냈다는 우려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고객몰이에 성공했지만 내부통제 등 운영리스크관리에 있어선 아직 시중은행과 비교해 미흡한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운영리스크는 은행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부적절하거나 잘못된 내부절차·인력·시스템 및 외부사건으로부터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을 말한다. 이 때문에 전 영업활동에 자연적으로 내재해 있으며 수익과 간접적인 관계를 갖는 것이 특징이다. 결국 운영리스크에 대한 관리가 안되면 은행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부랴부랴 금융감독원이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운영리스크 점검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대출 먹통현상이다. 영업을 시작한지 불과 한달도 안돼 전산시스템에 문제가 생겼고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대출 신청자가 많아 업무가 지연되고 있다"며 "신용조회사에서 신용정보를 받아오는 과정에서 트래픽 과다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카카오뱅크의 대출 먹통현상을 단순히 '트래픽 과다' 문제로만 치부해선 안된다. 카카오뱅크가 1금융권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기존 은행에서 한 달째 접속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통상 접속장애가 발생하더라도 늦어도 1~2일을 넘기지 않는다. 특히 비대면 영업만을 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특성상 접속 장애는 곧 대출상품 판매 중단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경제적 손실로 직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출범 초기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시스템 과부하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접속 서비스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하지만 장시간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은 곧 고객의 신뢰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거래의 신뢰나 안전성에서 문제가 있다면 고객이 거래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고객 본인확인 미흡 등으로 인한 명의도용 사례는 금융보안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내부통제 등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물론 최근 카카오뱅크의 명의도용이 가족 등에 의해 이뤄져 해킹 등으로 인한 정보 유출이라고 할 수 없다. 또 금융위원회에서 정한 비대면 실명확인 방식을 적용하고 서비스 오픈 전에 사전 보안성 테스트를 받아았다는 점에서 금융보안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누구라도 타인의 신분증과 개인정보를 갖고 있다면 대포통장, 대포폰을 이용한 명의도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보안과 관련한 신뢰성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는 일이다. 특히 영국 인터넷전문은행 스타링은행은 고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IT보안사고 현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반면 카카오뱅크는 명의도용과 관련한 주의 공지조차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장기간 보안시스템에 투자해 온 기존은행에 비해 그 구축기간이 짧다"며 "보안시스템의 안정성 확인 등 운영리스크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어야 진정한 실력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운영리스크 관리를 위한 인터넷전문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시중은행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사고, 위규행위 등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이뤄지도록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하지만 사용자 편의에 치중한 탓에 자칫 내부통제를 소홀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선 준법감시인의 역할이 크다. 현재 케이뱅크는 김주은 준법감시인을, 카카오뱅크는 유호범 준법감시인을 각각 선임했다. 하지만 최근 시중은행들이 준법감시인의 직급을 부행장급으로 높이는 추세와 비교해 인터넷전문은행 내에서 역할을 강화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주은 준법감시인은 상무급이며, 유호범 준법감시인 역시 비슷한 직급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준법감시인의 임기를 보장한다고 하지만 은행 내 직급이 낮으면 제목소리를 내는데 한계가 있다"며 "내부통제 전담조직 확대와 함께 준법감시인의 직급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주은 준법감시인은 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로 금융감독·규제 등과 관련한 업무를 담당했다. 유호범 준법감시인 역시 금융감독원과 법무법인 율촌을 거친 금융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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