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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영토확장의 그늘 '투자실패 흑역사' [엔터테인먼트 경영 2.0]③패션·출판·외식 전방위 투자, 손상·처분손실 '104억'

박창현 기자공개 2017-09-25 08:06:28

[편집자주]

엔터테인먼트사는 더는 구멍가게가 아니다. 이미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지 20여년 된 기업도 있다. 특화된 경영 시스템이 자리를 잡고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구축되고 있다. 강소기업으로 성장한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지배·재무 구조를 점검하고 개성 강한 경영 스타일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8일 11: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는 거대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이종 사업으로의 확장을 꾀했지만 신통치 않은 성적표만 남겼다.

부동산 개발과 패션, 출판, 학원, 노래방, 외식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투자가 단행됐다. 하지만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실패하면서 100억 원이 넘는 손실만 떠안았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일본 시장 진출 성공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게 된 2009년 이후 신사업에 꾸준하게 투자했다. 부동산 개발 계열사인 '엠스튜디오시티'와 노래방·음양기기 전문 계열사 '에브리싱코리아'가 대표적이다.

SM엔터

당시 SM엔터테인먼트는 '경북 문경 영상문화관광 복합단지' 조성 사업을 위해 엠스튜디어시티를 설립하고 14억 원을 출자했다. 연예 기획 관리와 부동산 개발은 완전히 동떨어진 영역이었지만 테마파크와 문화 콘텐츠 간 시너지를 고려해 투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각종 내부 이슈로 일정 추진에 차질이 빚어졌다. 결국 SM 측은 사업에서 손을 뗐고, 투자비를 모두 날렸다.

애브리싱코리아는 SM엔터테인먼트의 기대가 컸던 신사업이었다. 한국과 아시아 음악시장을 이끄는 노하우와 아시아 네트워킹 통해 전세계를 대상으로 노래방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를 위해 6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노래방 시장 경쟁이 워낙 치열한데다 수익 구조를 구축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2015년 투자금을 모두 까먹었다.

2014년에는 '애브리싱재팬'이라는 디지털 음악 합작법인을 만들고 반전을 꾀했다. 일본 전략적 파트너인 에이벡스홀딩스와 유니버설뮤직재팬이 한 배를 탔다. 탄탄한 진용을 갖췄지만 이 역시 비지니스 모델 창출에 실패하면서 지난해 합작 관계를 끝냈다.

패션과 외식, 출판도 발을 담갔다가 본전도 못찾았던 영역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스타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2010년 이랜드그룹과 조인트벤처 '아렐'을 설립했다. 당시 아렐을 통해 이랜드 SPA 브랜드 '스파오' 공동 마케팅을 진행했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결국 사업 파트너인 이랜드가 2년만에 사업에서 철수했다. 아렐 투자금은 전액 손실 처리된 상태다.

외식사업도 씁쓸한 기억 뿐이다. SM 측은 2012년 크라제버거로 유명한 크라제와 합작해 '에스엠크라제'를 설립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외식 사업에 진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장의 관심이 쏟아졌다. 엔터테인먼트를 외식과 숙박 등 다양한 산업과 결합해 새로운 케이팝(K-POP)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려는 전략으로 풀이됐다. 포부는 컸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합작사 설립 1년도 채 안돼 계약 해지 절차를 밟았다. 사업 개시도 못하면서 투자비 13억 원 가운데 절반인 6억 5000만 원만 회수했다.

출판사업에는 2013년 뛰어든다. 합작 파트너로 콘텐츠 기업 '디자인하우스'를 선택했다. 조인트벤처 '더셀러브리티'를 만들고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매거진과 출판물을 발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합작을 위해 15억 원의 자본금을 출자했지만 지난해 이 투자금을 전액 손실 처리했다. 사업 성과를 고려할 때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이렇게 SM엔터테인먼트가 이종 사업에 투자해 날린 투자금만 104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관련 부실 채권도 많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에브리싱코리아 등 특수관계자으로부터 받아야 할 채권액이 142억 원에 달한다. 이 중 69억 원은 대손 충당금이 설정된 상태다. 채권액의 절반 가량은 향후 받아내기 힘들다고 보고, 미리 손실 처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많은 실패를 경험한 SM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들어 변동성이 적은 부동산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 올해들어 유일하게 부동산 투자·컨실팅 계열사 '에스엠타운플래너'만 설립했다. 업계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가 서울 청담 등 보유 부동산을 활용해 다양한 비지니스 모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규 계열사 설립 역시 그 연장선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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