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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대원제약, 자회사 실적개선이 숙제 [중소형제약사 지각변동]②신공장 위해 100억 차입했어도 순현금 기조…자금운용 다각화 추진

이윤재 기자공개 2017-09-27 07:58:11

[편집자주]

2012년 일괄 약가인하 이후 제약업계 옥석이 가려지고 있다. 단단하던 상위제약사 카르텔이 붕괴되고, 중견 제약사들이 세를 불린다. 기회를 잡지 못한 중견사들은 끝없이 추락한다. 약가 인하 5년간 제약사들의 변화와 전략 등을 점검해 향후 제약업계 판도를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5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 창립 60주년을 앞둔 대원제약이 순현금 시대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운영자금 100억 원을 빌리며 2년간 이뤄졌던 무차입 경영은 깨졌지만 여전히 재무구조는 탄탄하다. 충북 진천에 계획 중인 신공장 건설이 본격 추진되더라도 자금 부담은 덜할 전망이다. 대원제약은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자금운용과 사업다각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최근 바이오벤처펀드에도 투자를 시작했다.

대원제약의 아킬레스건은 자회사 딜라이트다. 대원제약은 자금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딜라이트 살리기에 나섰으나 실적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 신공장 부지매입 위해 대출…순차입금 마이너스(-)

약가인하 광풍이 시작된 2012년말 대원제약의 연결기준 자산총계는 1460억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자산 규모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꾸준히 외형을 확대하며 순조롭게 이익을 거둔 덕분이다. 2013년 1600억 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2147억 원을 기록, 2000억 원대를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에는 2214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627억 원, 자본총계는 1585억 원이다. 이를 토대로 집계한 대원제약의 상반기말 부채비율은 39.52%다. 지난 2013년 부채비율(29.36%)과 비교시 10%p 가량 늘었지만 국내 제약사들의 평균 부채비율이 60%대인걸 감안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부채비율이 높아진 건 외부 자금조달 때문이다. 대원제약은 단기차입금 30억 원을 모두 상환하고, 2015년부터 무차입 경영상태를 유지했다. 하지만 무차입 경영은 2년 만에 끝났다. 대원제약이 최근 산업은행으로부터 운영자금 명목으로 100억 원을 신규 차입했다.

차입금은 신공장을 짓기 위한 토지 매입재원으로 추정된다. 대원제약은 지난 2015년 신공장 건설을 위해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에 8만 12㎡ (2만 4203.6평) 토지 매입을 결정했다. 당초 지난해말까지 토지매입을 마무리하려 했지만 단지 계획이 변경되며 올해 6월말에 취득을 완료했다.

부채가 늘은 듯 하지만 순차입금을 살펴보면 재무구조는 여전히 탄탄하다. 상반기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11억 원으로 집계된다. 총차입금 100억 원을 크게 웃돌며 순현금 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차입금이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는 경영상 밝히기는 어렵다"며 "몇년간 이어진 실적 호조로 우량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천 신공장은 이제 막 컨셉디자인 설계를 준비하는 등 초기 단계다"고 밝혔다.

대원제약2

◇ 바이오벤처펀드 출자도 시작…딜라이트 턴어라운드 관심

곳간이 쌓인 대원제약은 이전과는 다른 자산운용 방식에 눈을 돌렸다. 대원제약은 최근 벤처캐피탈인 프리미어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펀드에 유한책임출자자(LP)로 참여했다. 해당 펀드 명칭은 '프리미어글로벌이노베이션펀드'로 국내 바이오 기업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해외 유망 바이오기업을 발굴한다. 대원제약은 이 펀드에 30억 원을 출자했다.

바이오벤처펀드는 운용기간이 짧게는 5년, 길게는 7년이 넘는다. 프리미어글로벌이노베이션펀드도 설정된 만기 시점이 2025년이다. 중간에 조기해산을 하지 않는 이상 만기까지는 자금 회수가 어렵다. 대원제약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나선 건 사업다각화도 맞닿아 있다. 해당 펀드가 투자처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대원제약도 직간접적으로 살펴볼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 대원제약은 사업다각화에 나섰어도 이렇다 할 재미를 보지 못했다. 생명공학부문 진출을 위해 설립한 메타바이오는 2008년 보유 지분을 전부 매각하며 계열사에서 떨어져 나갔다. 이후 의료기기 분야 진출을 위해 보청기업체 딜라이트, 피부진단기기 큐비츠를 나란히 인수했다. 큐비츠는 성과가 부진하며 지난 2015년 대원제약이 흡수합병하는 형태로 정리했다.

남아있는 딜라이트도 상황은 좋지 않다. 인수 초기만 해도 매출액이 늘었지만 2014년 이후로 뒷걸음질치고 있다. 2012년을 제외하곤 해마다 적자를 내는 처지다. 누적된 적자로 인해 대원제약은 그간 유상증자 10억 원, 대여금 18억 원을 지원했다. 대여금 중 5억 원은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상각처리됐고, 나머지 13억 원은 올해 다시 빌려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원제약이 딜라이트 정상화를 위해 판매점을 확대하는 등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안다"며 "딜라이트가 반등하지 못하면 추가적인 자금 지출이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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