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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의 Money-Flix] 나의 좌충우돌 비트코인 적응기암호화폐의 역사와 쟁점을 다룬 다큐 <비트코인: 암호화폐에 베팅하라>

이철민 VIG파트너스 부대표공개 2017-11-08 09:50:52

[편집자주]

많은 영화와 TV 드라마들이 금융과 투자를 소재로 다룬다. 하지만 그 배경과 함의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는 참인 명제다. 머니플릭스(Money-Flix)는 전략 컨설팅 업계를 거쳐 현재 사모투자업계에서 맹활약 중인 필자가 작품 뒤에 가려진 뒷이야기들을 찾아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려 한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07일 18: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10월 출장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다큐멘터리 <화폐의 미래, 비트코인>(Bitcoin: The End of Money as We Know It)을 우연히 시청했다. '흥미롭지만, 조만간 거품이 터지겠다'는 생각과 함께 서울에 도착했고, 입국장을 지나며 확인해 본 비트코인 시세에 경악했다. 1개 가격이 무려 70만원을 넘었다.

올 1월 4일, 신문에서 '비트코인 가격 급등세…1000달러 돌파'란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비트코인 가격 급등의 원인을 이리저리 파악해 보니 트럼트의 당선 이후 미국에서 친러반중 기류가 흐르기 시작하고 동시에 금리 인상이 본격화 된 후폭풍이었다는 설명이다. 위안화가 급락하고 그 결과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하락하면서 자본유출이 우려되자 중국에서 비트코인의 수요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그 내용을 운영 중인 페이스북 페이지에 정리해 포스팅하면서 "미리 사둘 걸이라고 후회해봤자 소용없는 일,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라는 말을 장난 삼아 남겼는데, 속으론 분명 거품이 터질 날이 오리라 믿었다. 그 믿음은 불과 두 달 만에 실현되는 듯 보였다. 3월 10일 한 때 비트코인 가격이 1200달러대 후반에서 1100 달러로 약 15%나 급락을 했기 때문이다.

영화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일반인들에게도 유명해진 윙클보스 쌍둥이 형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청한 비트코인 기반 ETF상품의 출시가 기각당한 것이 급락의 원인이었다. 물론 즉각 반등하기는 했지만, 비트코인같은 암호화폐들이 위험한 투전판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확신하기엔 충분했다.

혼란에 빠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두 달 뒤였다. 5월 22일 비트코인 가격이 2000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금 1온스의 역대 최고 가격인 1920.8달러를 넘어서는 역사적인 날이 오고야 만 것이다. 그 소식을 페이스북에 포스팅하면서 "산이 높으면 골이 깊게 되어있다…고 믿었던 사람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절대 못 샀다"고 혼란에 빠졌음을 자인하는 문구를 남겼다.

그 즈음부터 본격적으로 암호화폐와 그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과 관련된 정보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지만, 금융·투자업의 속성상 단기간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몇 달 후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투자건이 들어왔을 때도, 지난해 한 자리 수 이익을 냈던 회사가 올해엔 수백억을 낼 것이라는 자료를 보고는 역시나 아직은 너무 이르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명확하게 생각이 바뀌기 시작하게 된 것은 초가을이 되어서였다. 제주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데모데이를 참관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벤처 분야에서 일하는 선후배들과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금 멀리 떨어져 바라보면, 이 새로운 흐름이 실물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클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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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의 역사와 논란을 다룬 다큐 '비트코인: 암호화폐에 베팅하라'

그리고 10월 중순에 드디어 <비트코인: 암호화폐에 베팅하라>(Banking on Bitcoin)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넷플릭스에서 만나게 된다. 이른바 사이퍼 펑크(Cypher Punk)를 지향하던 일군의 프로그래머들이 여러 암호화폐를 시도하다 실패하고, 공교롭게도 2008년 금융위기 직후에 비트코인이 등장해 성공하는 과정을 아주 흥미롭게 다룬 작품이다.

더불어 암호화폐가 테러·범죄에 악용될 수 있고 투자자들을 보호할 방법도 없어서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정부의 시각과, 암호화폐의 근본적인 가치가 통제 없는 자율성에서 나온다는 관련 업계의 시각을 균형 있게 다룬 것도 이 다큐의 미덕이다. 그 중에서도 2014년 1월에 있었던 비트코인 규제와 관련된 뉴욕 금융당국의 공청회 장면은 압권이다.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반대하는 입장에서 공청회에 참석한 유니온스퀘어벤처스의 파트너인 프레드 윌슨이 다음과 같은 말을 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금지하는 것에 투자하라는 말이 있다.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그리고 비트코인. 이건 근본적으로 자유에 대한 문제다."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이 800만원을 훌쩍 넘어선 이 시점에, 이 다큐를 꼭 봐야하는 이유다.

*참고로 유튜브(https://youtu.be/QlvFg4NQYEQ)에는 이 다큐의 영문 자막 버전이 공개되어 있고, 위 프레드 윌슨의 발언 부분은 자막과 함께 페이스북 돈테크무비 페이지(https://goo.gl/r6EhMq)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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