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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 사업다각화의 그늘 '차입금 관리' [갈림길 가스업]③외부차입 증가 연결 재무부담 커져, 집단에너지·LNG 반등 관건

심희진 기자공개 2018-01-16 08:2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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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업은 대표적인 독과점 사업이다. 플레이어들은 단단해진 산업지위를 통해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다. 안정적 현금창출력을 업고 그룹 내 확고한 지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생존을 위한 알파(α)를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다만 고착화된 사업구조 탓에 진일보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갈림길에 선 가스업, 그 현주소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1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천리는 에너지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 신사업 진출을 꾀했지만 시장 안착에 실패하면서 좀처럼 재무구조 안정을 꾀하지 못하고 있다. 본업인 도시가스 공급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신성장동력 추진 성과가 장기간 미미할 경우 빚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10년대 들어 삼천리의 재무건전성은 뒷걸음을 했다. 800억~900억 원대였던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2011년 1860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005년 이후 줄곧 80%대를 유지하던 부채비율도 114%로 증가했다. 집단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설비 투자 등을 단행한 데 따른 결과다.

삼천리는 도시가스 공급에 치우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목적으로 집단에너지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함께 설립한 휴세스, 광명열병합발전소 등을 통해 경기 서남부 지역에서 열·전기 공급 사업을 벌였다. 시장 진출 초기인 만큼 삼천리는 보유 현금을 포함한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11년 장기차입금 구성 내역을 보면 1860억 원 중 40%인 770억 원이 집단에너지 사업에서 발생했다.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착수한 것도 차입금 증가로 이어졌다. 삼천리는 예멘 소재 육상광구 등에서 탐사 및 시추 작업을 벌이기 위해 한국석유공사로부터 약 200억 원을 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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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삼천리가 에스파워를 설립하면서 재무 부담은 더욱 커졌다. 경기도 안산에 800㎿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 발전소를 짓기 위해 7000억 원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실행하면서 총차입금이 눈에 띄게 늘었다. 2012~2013년까지 2500억 원 안팎이었던 총차입금은 2014년 8840억 원, 2015년 9340억 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두 자릿 수에서 2014년 178%까지 상승했다. 이는 삼천리가 금융감독원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1998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문제는 신시장 진출 성과가 미미하다는 데 있다. 휴세스는 설립 후 10년째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주요 원료인 LNG 가격 상승이 집단에너지 요금체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에스파워의 경우 수요 감소에 따른 발전소 가동률 저하로 지난해 9월까지 4년간 220억 원의 적자를 냈다. 새롭게 추진한 사업들이 장기간 자리잡지 못할 경우 차입금 항목 외에 연결실적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천리가 중장기적인 성장성 제고를 목적으로 집단에너지, 발전, 해외자원 개발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하지만 가동률 부진, 수급 저하 등 비우호적인 영업 여건으로 인해 신규 사업 성과는 미흡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행인 건 주력 사업인 도시가스 공급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별기준 실적을 살펴보면 높은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매년 500억~600억 원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도 4000억 원에 달한다. 3800억 원대 개별기준 총차입금을 상쇄하고도 남는 수준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초기 설비투자 규모가 큰 LNG발전, 집단에너지 사업과 관련한 외부 차입이 늘어나면서 연결기준 재무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며 "주력 사업인 도시가스 부문의 현금창출력 유지 여부, 발전 및 집단에너지 부문에 대한 정부 정책의 변화 가능성 등을 주의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삼천리는 본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연결기준 채무 부담을 완화해갈 방침이다. 삼천리의 개별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연평균 1000억 원으로 높은 수준이다. 신사업 확장과 관련된 대규모 자금지출 계획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견조한 재무구조를 유지하는 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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