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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사라진 북한 리스크 입증 [Deal Story]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지난해 시중은행 딜보다 낮은 가산금리

이길용 기자공개 2018-01-18 15:23:14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7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올해 한국물(Korean Paper·KP) 첫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북한 리스크가 완화됐다는 점을 입증했다. 지난해 북한의 도발에 시장이 크게 반응했지만 올해부터는 해빙무드가 형성되면서 한국물 투자자들도 동요 없이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한국물 발행을 타진하는 곳들도 지난해보다는 개선된 환경 속에서 자금 조달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6일 우리은행은 대만 시장에서 포모사본드 발행을 선언(announce)하고 투자자 모집을 시작했다. 트랜치(tranche)는 5년물 변동금리부채권(FRN)으로 구성했으며 이니셜 가이던스(Initial Pricing Guidance·최초 제시 금리)는 3개월 리보(Libor)에 90 ± 3bp로 제시했다.

우리은행은 대만 투자자들과 접촉한 결과 최초 투자의향 금리가 3개월 리보에 90~95bp 수준인 것으로 파악했다. 역외 수요까지 고려해 우리은행은 이니셜 가이던스를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북빌딩(수요예측) 결과 55개 기관으로부터 최종 유효 수요 9억 달러를 확보했다. 우리은행은 발행 규모를 3억 달러로 결정했고 최종 가산금리(스프레드)는 밴드 하단인 87bp로 확정했다.

이번 딜은 2018년 한국물 시장의 첫 딜이었다. 한국물은 지난해 11월 초 흥국생명이 5억 달러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이후 일찍 마감되면서 두 달 동안 딜이 전무했다. 그 동안 발행시장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이번 딜을 통해서 북한 리스크가 줄어들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해 한국물 시장은 북한 도발에 일희일비했다. 시장 상황이 좋다가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곧바로 시장이 얼어붙어 딜 진행이 어려운 상황까지 얼어붙었다. 2016년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의 도발에 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지만 2017년부터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됐다. 다만 올해 북한이 평창 동계 올림픽 참가를 준비하고 남북간에 대화가 시작되면서 지난해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투자자들도 북한에 대한 질문보다는 우리은행의 경영 상황에 대한 관심이 더욱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금리 인상기의 수혜를 받아 신용도가 개선됐다. 무디스는 지난해 12월 우리은행의 신용등급을 A2(상향조정 검토)로 조정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Fitch)는 각각 A(안정적)와 A-(안정적) 등급을 유지했다.

지난해 6월과 9월 포모사본드로 미국 달러화를 조달했던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은 당시 모두 트랜치를 5년물 FRN으로 구성했다. 스프레드는 각각 리보에 95bp와 87.5bp를 가산한 수준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우리나라와 미국이 한 차례씩 기준금리를 25bp씩 올렸지만 결정된 가산금리는 오히려 더 발행사에 유리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딜에서 우리은행이 지불한 뉴이슈프리미엄(New Issue Premium·NIP)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대만 투자자에게 79%의 물량을 배정했고 홍콩과 싱가포르는 각각 11%와 6%만 물량을 줬다. 포모사본드는 대만 투자자에 대한 의무 배정 비율이 없지만 현지 투자자들과의 관계 형성을 위해 배정 비율을 높이는 관행이 있다. 투자자 종류 별로는 은행이 61%,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각각 22%와 16%를 차지했다. 이번 딜은 HSBC와 크레디아그리콜(CA-CIB)가 주관했다.

이번 딜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된 모습을 확인하면서 향후 한국물 조달을 추진하고 있는 발행사들은 이전보다 조달 전략을 세우기가 수월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물 시장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한국타이어는 유로본드(RegS)로 외화를 조달할 방침이다. 5년 만에 한국물 시장에 복귀하는 대구은행도 개선된 시장 상황에 수혜를 볼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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