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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같은 BBB급 한국타이어, 거물 신인 입증 [Deal Story]수익성·재무비율 우수, 규모 밀려 BBB급 평정…한국물 시장 성공적 데뷔

이길용 기자공개 2018-01-26 08:22:57

이 기사는 2018년 01월 26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타이어가 한국물(Korean Paper·KP)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한국물 시장은 일드(Yield)가 높은 비금융 민간 기업 채권에 대한 수요가 상당하다. 신규 발행사에 대한 목말라 있다.

한국타이어는 A급에 육박하는 재무비율을 자랑할 정도로 회사가 탄탄해 우량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잇따랐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자금 사정이 넉넉한 한국타이어가 발행 규모를 최소화하면서 물량을 원하는 수준만큼 받아가지 못한 투자자들의 아쉬움이 오히려 컸다는 후문이다.

지난 24일 한국타이어는 당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투자자 모집을 선언(announce)하고 유로본드(RegS) 발행에 돌입했다. 1941년 설립된 한국타이어 입장에서는 처음으로 이뤄진 한국물 딜이었다.

트랜치(tranche)는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로 구성됐으며 이니셜 가이던스(Initial Pricing Guidance·최초 제시 금리)는 미국 국채 5년물 금리(5T)에 135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아시아와 유럽에서 주문은 최대 35억 달러까지 몰리면서 한국타이어는 가이던스를 5T + 115 ± 2.5bp로 수정했다. 수정 이후 최종 유효 주문은 23억 달러로 집계됐으며 하단인 112.5bp로 스프레드(가산금리)를 결정했다. 한국타이어가 기록한 이번 스프레드는 제조기업 한국물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첫 발행에 도전한 한국타이어가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사기업 딜에 대한 한국물 투자자의 목마름 때문이다. 우리나라 신용등급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한국물 시장은 국책은행과 공기업 위주로 구성돼 있다. 국가 신용등급을 적용받는 국책은행과 공기업은 원화채 시장과 외화채 시장에서 금리 차이가 크지 않다. 하지만 사기업들은 원화채 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는 금리가 워낙 낮다보니 외화채권 조달을 자제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과 금리 차이가 크지 않은 국책은행·공기업 채권보다는 높은 수준의 일드를 확보하면서도 우량 신용도를 보유한 국내 대기업들의 채권을 선호한다. 이번에 한국타이어가 처음으로 한국물 시장에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인 주문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타이어의 자체 펀더멘털도 투자 매력 중 하나였다. 지난해 글로벌 신용평가사에 등급을 의뢰한 한국타이어는 무디스(Moody's)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각각 Baa2(안정적)과 BBB(안정적) 등급을 평정받았다.

무디스는 이번 채권 본평가를 발표하면서 지난해 한국타이어의 조정 EBITA마진이 12.5~12.7% 수준일 것으로 추산했다. 2016년 16.8% 대비 악화됐지만 지난해 일련의 가격 인상을 고려하면 향후 1~2년 간 조정 EBITA마진이 약 14~15%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는 대규모 신규 투자가 없으면 2018년 EBITA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이 1.2~1.4배로 2016년 1.5배보다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S&P는 향후 1~2년 간 한국타이어의 차입금/EBITDA 비율이 1.5배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 신용평가사의 평가모델을 적용하면 한국타이어의 수익성과 재무비율은 모두 타이어 산업에서 A급에 버금가는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회사 규모에서 글로벌 탑티어(Top-Tier) 타이어 회사들에게 밀린 것이 BBB급 평정을 받는데 영향을 미쳤다. 무디스는 브릿지스톤(Bridgestone) A2(안정적), 미쉐린(Michelin) A3(안정적), 콘티넨탈(Continental AG) Baa1(안정적) 등급을 평정하고 있다.

세계 7위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타이어는 이들보다 사업규모 측면에서 격차를 보이고 있어 우량한 재무지표를 보유하고도 BBB급으로 평정을 받았다. 투자자들은 한국타이어의 우량한 펀더멘털 자체에 투자 매력을 느끼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량 투자자들의 주문이 적극적으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 공장을 지으면서 발생한 차입금을 차환하는데 이번 조달 자금을 활용할 방침이다. 한국타이어는 2014년 말부터 공장을 준공해 지난해 말 본격적인 생산 시설을 가동했다. 총 투자 비용은 8억 달러 수준이다. 이번에 5년물 외화채권을 발행하면서 차입금 만기 장기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딜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 크레다이그리콜(CA-CIB)가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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