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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위기 속 리더십 다시 통할까 [롯데 비상경영]형제의 난·경영비리 후 직접 주주 설득…·과감한 지배구조 개편하며 경영 안정화 총력

안영훈 기자공개 2018-02-13 20:05:22

이 기사는 2018년 02월 13일 19: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

신동빈 회장이 뇌물공여 1심 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이후 나온 롯데그룹 관계자의 말이다.

앞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집행유예로 긴장감이 있었지만 결과를 낙관했던 신 회장의 심경을 대변하기에는 이보다 적절한 말이 없을 정도다.

◇30년 롯데 생활 '최악의 3년'

올해는 신동빈 회장이 롯데에 입사한지 30년이 되는 해다. 1988년 일본 롯데상사에 입사한 신 회장은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서 상무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후 롯데그룹 부회장과 코리아세븐 대표이사, 롯데그룹 정책본부장 등을 거쳐 2011년 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입사에서 회장직에 오르기까지 난관은 없었다. 롯데그룹 정책본부장 시절 하이마트, 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칼, 중국 대형마트 타임스 등 국내외 30여 건의 기업 인수·합병(M&A)를 성공적으로 이뤄내면서 단순 오너가 아닌 경영자로서의 자질도 인정받을 정도였다.

순탄하기만 했던 그에게 지난 3년은 고난의 시기였다. 고난의 시작은 2015년 7월 시작된 '형제의 난'이다. 큰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그룹 경영권을 놓고 펼쳐진 진흙탕 싸움은 지난달 말까지 이어졌다.

형제의 난 과정에서 오너 일가의 폭로전은 도를 넘었고, 신 회장은 서툰 한국말로 직접 두차례나 대국민 사과에 나서며 고개를 숙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형제의 난은 지난 2016년 검찰의 롯데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경영비리 수사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열린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8개월, 집행유예 2년'으로 실형을 면했지만 신 회장은 재판 과정에서 부도덕하고 방만한 경영자라는 오명을 뒤집어 써야 했다. 이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려 70억 원의 뇌물공여 재판에까지 서게 되면서 신 회장은 한시도 속 편할 날이 없었다.

◇위기에서 보여 준 결단…이번에도 통할까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그의 위기해소 능력은 빛을 내기 시작했다. 직접 나서서 결단력 있게 문제를 풀어갔다. 형제의 난과 경영비리 혐의로 어려움을 겪던 시절 직접 한일 양국을 오가며 주주들을 설득했다. 과감한 경영판단도 한 몫했다.

신 회장은 형제의 난에서 사실상 승리한 이후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개사를 각각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인적 분할한 후 투자부문을 합병해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출범시켰다.

추가적인 분할합병을 통해 기존 순환출자 및 지주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규 상호·순환출자를 오는 4월까지 전면 해소하겠다는 계획도 밝히면서 신동빈 회장의 '뉴 롯데'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의 자발적 소유 지배구조 개편 사례로 소개됐을 정도다.

하지만 '뉴 롯데'를 꿈꾸던 신 회장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13일 뇌물공여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 6개월, 추징금 70억 원을 선고받으며 법정 구속됐다. 항소심 등이 남아있지만 그는 또 다시 최악의 사태을 맞이했다.

법정 구속 상태에서 신 회장이 일본 주주들과 국내 주주들을 어떻게 설득해 나갈지, 롯데그룹이 약속한 호텔롯데 상장, 지주회사 완성, 투자 및 고용 확대 등 산적한 현안을 어떻게 풀어갈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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