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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미국 ECC증설 신용도 부담 없나 에틸렌 공급증가, 마진 축소 우려…수직계열화, 치킨게임도 고려

이성규 기자공개 2018-02-21 15:07:20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0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칼텍스가 대규모 NCC(납사분해설비) 투자를 결정했다. 정유 중심에서 석유화학으로의 사업 확대는 수익 다각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미국 화학 기업의 ECC(에탄분해설비) 증설이 예고된 만큼 수익성 악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규모 투자로 인한 신용도 전망 역시 현 시점에서 그리 부정적이지 않다. 수년간의 업황 호조로 곳간을 넉넉히 쌓은 터라 당장 재무적 부담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 안정성을 높여 자금 회수 시기를 당긴다면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다만 실적 연결이 더뎌지고 업황 싸이클이 바뀔 경우 신용도에 부담을 볼 가능성도 있다.

GS칼텍스가 수직계열화를 통해 화학기업과의 치킨게임에 대비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시장 상황에 대응하는 전략이라는 평가다. 에틸렌 등 공급과잉 우려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단행한 이유로 지목된다. 업계 경쟁심화가 예상되는 만큼 투자효율성 여부가 향후 신용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MFC(Mixed Feed Cracker)에 2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연간 에틸렌 70만톤, 폴리에틸렌(PE) 5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MFC는 납사(NCC 원료, 원유 정제 제품) 외에 LPG, 에탄 등을 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국내서는 납사 조달이 수월한 만큼 사실상 NCC로 평가되고 있다. GS칼텍스의 NCC투자는 정유에서 화학사업으로의 확대를 뜻한다. 사업구조가 다변화되는 만큼 수익 안정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긍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화학기업의 ECC 증설 및 신규 가동에 따른 에틸렌 공급과잉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ECC 증설 배경으로는 유가 상승이 지목된다. 업계에서는 유가가 배럴당 65달러 이상일 경우 에탄을 원료로 하는 ECC의 원가경쟁력이 NCC대비 우위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MFC는 나프타 외에 원료를 사용할 수 있어 유가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에틸렌 중합으로 생성되는 폴리에틸렌의 생산규모가 적어 에틸렌 수급도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미국 ECC 신규 가동에 따른 에틸렌 공급 증가는 우려되지만 다양한 제품 생산으로 상쇄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GS칼텍스는 방향족(벤젠, 툴루엔, 자일렌) 중심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해왔다. NCC투자로 올레핀 계열(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로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확대될 전망이다. 수직계열화도 수익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 원유를 정제해 얻은 나프타를 NCC에 투입하는 만큼 가격 경쟁력은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납사는 저수익 제품 중 하나"라며 "업황이 좋지 않아도 석유화학제품으로 변환해 파는 것이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공급과잉 우려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결정한 것은 사실상 치킨게임도 고려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용평가업계는 GS칼텍스의 대규모 투자가 재무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여타 국내 정유업체도 석유화학산업 진출을 공식화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업계 경쟁심화가 예상되는 만큼 투자효율성 측면을 중점적으로 살필 것"이라며 "원재료 가격 변화, 지역별 NCC 및 ECC 증설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세부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GS칼텍스는 에틸렌 등의 공급과잉 전망을 인식하고 있지만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를 하고 투자를 결정했다"며 "특히 제품 공급 증가 대비 수요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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