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3월 22일 08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목표전환형 펀드로 돈을 모으기는 쉽지만 신뢰를 잃는 것은 더 쉽다."얼마 전 20년 간 자산운용사에서 근무한 취재원과 만날 일이 있었다. 올해 공모펀드 시장에서 주목해서 봐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그는 '목표전환형 펀드'를 꼽았다. '자금이 몰리는 때를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실제 석달만에 목표전환형 펀드로만 1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들어왔다.
목표전환형 펀드가 쏟아지는 것은 판매사와 투자자의 요구, 인지도를 높이려는 운용사 등의 삼 박자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이름처럼 5~7% 가량의 수익률을 정해놓고 운용되는 펀드로, 목표를 달성하면 채권형으로 자동전환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목표전환'이라는 단어가 들어갔기 때문에 이미 마음 속에 정한 수익률을 쉽게 달성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게 된다. 판매사 입장에서도 고객 개개인별로 수익률 관리를 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과거 사례를 들어 이전 목표전환형 펀드가 수익률 달성까지 몇 달이 걸렸다고 소개하면 투자자를 모으기는 더 쉬워진다.
운용사는 어떨까. 운용사는 당장 운용규모를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관리하는데 품이 많이 들어가지만 펀드인지도를 높힐 수 있다. 펀드가 성공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면 향후 동일한 전략을 사용하는 공모펀드로 자금이 들어올 수도 있다는 기대를 품기도 한다.
보통 목표전환형 펀드는 1·2호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추가적으로 3~4호 펀드까지 출시하게 된다. 매번 문제는 잘 운용됐던 이전 펀드에 비해 돈을 많이 모아놓은 다음 펀드에서 마이너스 수익을 내 장기간 고객들의 마음을 졸이게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펀드 시장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된다.
당장 올해 1월에 설정된 'KB중소형고배당목표전환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은 지난 20일 기준으로 벌써 마이너스(-) 9.92%를 기록하고 있고 '신한BNPP뉴그로스중소형주목표전환형증권투자신탁2(주식)'은 -6.57%를 나타냈다. 두 펀드의 규모만 해도 1600억원이 넘어간다. 단기간에 수익실현을 하고자 했지만 그럴 가능성이 점점 멀어지고 있는 셈이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그간 펀드 시장에서 손해를 봤던 투자자들의 니즈를 잘 파고든 상품이지만 잘못하다가는 투자자를 손쉽게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한 번 떠난 투자자 마음은 돌아오지 않는다. 판매사나 운용사에 대한 신뢰도 무너진다. 올해는 이런 도돌이표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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