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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 '냉정한 평가' 시작된다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규모확대·수익성개선 호재, 오너 지분 소멸로 장기 불확실성

이승우 기자/ 박제언 기자공개 2018-03-30 11:12:36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9일 08: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그룹의 정점으로 올라서는 지배구조 개편이 발표되면서 투자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정부로부터 압박을 받았던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등 지배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실상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되는 현대모비스의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 그리고 현대모비스의 모듈사업과 A/S 부문을 양수하는 현대글로비스 규모의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물론 다른 시각도 있다. 정몽구·정의선 부자가 기아차에게 지분을 넘기는 현대글로비스의 사업이 장기적으로는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당장은 규모가 커지고 수익성이 좋아지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룹 오너의 근접 시야에서 벗어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승계의 지렛대 역할이 완료된다는 측면에서 이같은 시각은 설득력을 얻는다.

◇"지배구조 불확실성 해소 최대 성과, 미래가치 기대"

현대모비스의 분할 비율은 존속부문과 글로비스에 양수하는 부문이 각각 0.789503대 0.2104695이다. 분할되는 사업부문의 가치와 주가 등을 감안, 분할 이후에도 주당 주식 가치는 변화가 없다. 이론적으로 두 회사의 주가는 연동, 주식 매수 청구 기간까지 동일한 비율로 오르고 내려야 한다. 결과적으로 주식매수청구가 시작되는 5월29일부터 6월18일까지 매수청구가격인 모비스 23만3429원, 글로비스 15만1156원으로 시장 주가가 근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분할되고 합병되는 법인들의 상장 이후가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우선 모비스의 핵심 사업인 모듈사업과 A/S 부문을 인수하는 합병 글로비스는 매출 30조원대의 공룡 회사로 업그레이드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게다가 모비스 분할 부문의 사업 이익률이 작년 기준 10%대에 달해 합병 글로비스의 이익률은 기존 5.4%에서 7%대로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이 주요 지표로 삼는 주가수익비율(PER) 배수가 낮아지면서 그만큼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게 된다.

사업을 대거 떼어냈지만 모비스의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도 높다. 투자자들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이 사라진 점, 그리고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게 되는 모비스의 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 가치에는 긍정적인 방향의 지배구조 개편이 됐다는 게 투자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자산운용사 한 대표는 "지배구조 개편의 초기 단계로 향후 추가적인 변화를 지켜봐야하겠지만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측면에서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되는 모비스의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너 지분 소멸, 합병 글로비스 장기 불확실성"

반면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될수록 긍정적인 시각이 희석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특히 덩치가 커지고 수익성이 개선됨에도 불구하고 글로비스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을 가진 투자자들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정몽구 정의선 부자의 실질적인 지분이 사라지게 되면서 장기적으로는 합병 글로비스의 기업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그룹의 핵심 전력에서 벗어난 삼성SDS와 비슷한 역할과 처지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는 투자자들에게 정의선의 승계 지렛대로 여겨지면서 언제나 매각의 대상이라는 이미지가 따라다녔다"며 "결과적으로 그 예상은 맞았고 당분간 사업을 키우는 방향이겠지만 정 부자의 지분 매각이 이뤄지고 난 이후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아차가 정 부자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그룹내 지분 관계는 지속되겠지만 그동안 봐왔던 정 부자의 글로비스에 대한 스탠스를 감안, 투자자들은 매우 냉정한 평가를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정 부자의 합병 글로비스 지분과 기아차의 모비스 지분 교환 과정에서 정 부자에게 불리한 여건이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분할·합병 법인 상장 이후 주식 교환 기간까지 글로비스 주가가 하락하고 모비스 주가가 오르는 방향이다. 이렇게 되면 정 부자는 세금 외 지분 취득을 위한 신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기아차와 글로비스 지분의 교환 타이밍은 정 부자가 결정할 수 있어 이같은 우려는 다소 과도하다는 해석도 있다. 자산운용사 펀드 매니저는 "기아차 보유 모비스 지분과 정 부자의 합병 글로비스 지분 거래는 모비스 분할 합병 작업 완료 후 3거래일부터 2개월까지 가능하고 상황에 따라 연장도 가능하다"며 "이는 정 부자가 원하는 시점에 거래를 하면 된다는 뜻으로 최적의 상황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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