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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M&A, 이사회는 우호적인데…6월 주총이 변수 엘리엇 등 액티비스트 주주 입김 우려…미-중 무역전쟁 극적타결이 관건

윤동희 기자공개 2018-04-02 09:32:40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2일 06: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시바메모리 M&A의 중국 반독점 심사승인이 늦어지면서 거래 종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시바 이사회는 여전히 현 매수인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주주총회에서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엘리엇 등 행동주의(액티비스트) 펀드가 지난해 말 도시바의 새로운 주주로 대거 참여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심사 승인이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과 전혀 무관치 않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결과를 누구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도시바는 도시바메모리를 KK판게아(K.K.Pangea)에 매각하기로 했으나 지난달 30일까지 예정된 매각 선결 조건인 반독점 심사 승인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거래 종결은 이번 달이나 조금 후(thereafter)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해당 거래를 최대한 빨리 종결 짓기를 원한다고 공시했다. 계약서 상으로는 지난달 말까지 거래를 종결 짓기로 했고 시한은 지났으나 베인캐피탈, SK하이닉스 등을 주축으로 한 판게아 컨소시엄에 매각하고자 하는 회사의 의지는 여전하다는 의미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2차 매각시한과 같은 날짜는 계약상 존재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20조원에 이르는 거래이기 때문에 매각 시한을 조금 넘겼다고 해서 도시바를 포함해 금융기관도 쉽게 거래를 깨뜨리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대신 주주총회 안건이 상정되기 전인 5월까지는 결론이 나야 변수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바는 통상 6월 20일~30일에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지난해에는 6월 28일에, 2016년에는 6월 22일에 열렸다. 올해도 비슷한 날짜에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따라 안건을 상정하는 시기는 한달 전으로 5월 말경이 된다. 주주총회 안건을 상장하는 날까지 거래종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주주총회에서 금액이나 구조 등 거래내용 변경을 요구하거나 극단적으로는 거래 무산을 이사회에 종용할 수도 있다.

이유는 지난해 11월 도시바의 최대주주로 등극한 액티비스트 펀드들 때문이다. 도시바는 6000억엔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는데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이때 에피시모(Effissimi), 세간티(Segantii), 헌터 패톤(Hunter Patton), 엘리엇(Elliott) , 서베르스(Ceberus), 써드 포인트(Third Point), 오아시스(Oasis) 등 액티비스트 펀드들이 참여했다. 에피시모가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 액티비스트 펀드들 중에서도 강도 높은 이사회 압박에 대해서는 엘리엇과 써드 포인트, 오아시스가 일본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 사태로 엘리엇의 이름이 잘 알려져 있다.

한마디로 지난해 도시바 주주로 대거 참여한 액티비스트 펀드는 액티비스트 펀드 중에서도 '강성'이다. M&A 혹은 사업부 분할이나 매출과 이익률 증대, 고배당 등 주주이익 제고를 위해 주주총회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당연히 매각 기한을 넘긴 도시바메모리 매각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매각 조건과 가격 변경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도시바 이사회가 현재까지는 판게아 컨소시엄에 우호적으로 심사 승인 지연을 이해해주고 있지만 주주총회에서 이를 방어하기 힘들 거란 의미다.

문제는 중국의 도시바메모리 반독점 심사가 언제 승인이 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도시바메모리 M&A의 반독점 심사는 거래 주체인 미국계 사모투자펀드 베인캐피탈의 주요 활동국가 8개국을 중심으로 작년 말부터 진행돼왔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브라질, 필리핀은 비교적 일찍 심사를 마쳤다. 대만도 종료됐고, 중국 정부의 심사만 남은 상태다.

도시바메모리 거래주체가 계약을 체결한 게 지난해 10월이니 벌써 6개월째에 접어들었다. 이미 7개국 정부의 심사를 통과한 마당에 중국 정부만 거부할 만한 뚜렷한 이유는 찾기 어렵다. 내부적으로는 승인 심사는 모두 통과됐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는 배경을 최근 치열해진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서 찾고 있다.

판게아 컨소시엄의 대표 투자자는 재무적투자자(FI)인 베인캐피털이지만 컨소시엄 안에는 애플과 시게이트, 델 등 미국기반 회사도 포함돼 있다. 도시바 메모리 거래에 '불똥'이 튄 것으로 20조원짜리 거래를 중국이 카드로 쥐고 있는 셈이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지난달 28일 현지시간 중국에 대한 관세폭탄 계획을 60일간 유보하기로 결정하면서 잠시 유보된 상태다. 극적으로 도시바메모리 거래가 승인 날 수 있지만 관세를 둘러싼 두 나라의 팽팽한 접전이 계속된다면 반독점 심사 승인도 함께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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