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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더블스타 '먹튀' 막을 견제장치는 배당제한, R&D 유출 방지 계획…매각 성사 '긍정적' 평가

김장환 기자공개 2018-04-02 15:17:05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2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타이어로 매각되는 게 확실해졌다. 상표권 협상과 방위산업 부분 매각 승인 등의 절차만 마무리되면 거래는 서둘러 마무리될 전망이다. 매각 외에는 해결책이 없다는 입장을 정부가 밝힌데다, 금호 상표권을 두고 과거 불협화음을 냈던 금호산업도 금호타이어 매각을 적극 돕겠다는 의견을 밝혀둔 만큼 거래가 무산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제 관심은 더블스타의 소위 '먹튀'를 차단할 수 있는 산업은행의 구상안이 무엇일지에 집중되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매각 후에도 2대주주로 남게 되는 만큼 국내 철수를 예방할 수 있는 다양한 견제장치를 계약서에 담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다만 그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까지 확실히 드러나지는 않았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1일 조합원 대상 해외 매각 찬반 투표를 거쳤고, 그 결과 60%가 넘는 찬성 비율이 나왔다. 노조는 이에 앞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경영정상화 방침에 합의하고 지속된 요구였던 노사확약을 담은 자구안 합의서도 제출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이에 따라 이번 주 내로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매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MOU에 더블스타의 국내 철수를 막을 수 있는 다양한 조항들을 넣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과거 쌍용차 사태처럼 기술력만 습득하고 국내에서 철수하는 최악의 경우를 막겠다는 생각이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약속해둔 조건은 3년간 고용을 보장하고 5년간 대주주 지위 유지 등이다. 업계에서는 5년이 지나면 국내에서 철수가 가능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와 관련 배당금을 제한하는 방안을 계약서에 제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정 기간을 산정해 배당금을 제한하게 되면 앞서 기간 벌어들였던 이익을 중국 더블스타 본사로 지불하는 게 불가능해진다. 업계에서 우려해온 '국부 유출'을 원천 차단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는 더블스타가 5년 뒤 철수 가능 시점이 오더라도 이를 실현하지 못하도록 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투자금 회수가 가능한 배당금 실현 가능 시점이 도래한 상황에서 서둘러 금호타이어를 떠날 이유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배당금 제한은 채권단 입장에서도 피해가 클 수 있는 방편이다. 더블스타 측 자금 유치가 마무리돼도 채권단은 확고한 2대 주주로 자리잡게 된다. 이런 가운데 배당금을 일정 기간 제한하게 되면 자신들 역시 향후 수년간 금호타이어 배당금을 받지 못한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도 산업은행이 이같은 방안을 구상한 건 국가적 차원에서 가장 우려하고 있는 더블스타의 국내 철수를 막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금호타이어 연구개발(R&D) 센터를 해외로 이전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건을 MOU에 명문화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금호타이어는 2013년 9월 1000억원을 투입해 R&D를 전담하는 중앙연구소를 설립했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일대에 지어진 해당 연구소는 최첨단 설비를 토대로 한 연구 활동을 수년째 이어오고 있다.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는 국내외 연구센터를 통합 관리하는 곳이기도 하다.

금호타이어 R&D센터를 장기적으로 해외에 이전하지 못하도록 하면 기술 유출 문제뿐 아니라 지역 경제에 대한 우려도 일부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에는 약 700여명 안팎의 인력이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 같은 방편만으로 더블스타의 철수 가능성을 완전히 방어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글로벌GM의 경우 한국GM(옛 대우차)을 인수하며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맺어뒀던 15년간 '비토권' 기간이 지난해 말 만료되자 국내 철수를 선언하며 자금 지원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산업은행과 더블스타의 자본유치 계약은 비토권 같은 고강도 철수 견제 장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더블스타의 철수 가능성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특별한 수를 제시해야 하는 범위의 일이 아니란 지적도 있다. 금호타이어가 정말 자생능력을 갖춘 업체라면 더블스타가 이곳을 버리고 떠날 이유가 많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금호타이어의 경우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고, 또 국산 자동차에 납품하는 고정 물량이 많은 곳이란 점에서 더블스타 입장에서도 한국 시장 철수를 고려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성공하게 되면 부실을 부른 핵심 원인이었던 중국 법인의 빠른 정상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중국 기업이 인수하지 않는 이상 금호타이어 중국법인의 경영난을 해소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다. 현지 금융당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산업은행이 예상한 중국법인 정상화 자금은 6000억~7000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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