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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펀드, 모태펀드 이관이 정답일까

배지원 기자공개 2018-04-11 07:58:31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9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의 1차 정시출자사업 흥행에 실패했다. 일부 분야에서는 제안서가 전혀 들어오지 않은 등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농수산식품모태펀드(MIFAFF Fund of Funds)가 운용사들을 당기는 힘이 그리 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농금원은 농식품펀드의 관리 업무를 2019년 말까지 한국벤처투자로 이관할 준비를 마쳐야 한다. 농금원이 농식품펀드를 내놓은지 몇 해 지나지 않아 기획재정부가 이를 모태펀드 운용사인 한국벤처투자로 이관할 것을 요구했다. 이유는 비용문제였다.

기재부와 농림식품부는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자본시장연구원에 연구 용역을 맡겼다. 결과는 우선 '중장기적'으로 한국벤처투자가 운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방향으로 나왔다. 다만 3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져 농식품부는 관련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뒀다.

하지만 농식품 모태펀드의 지원을 받는 산업과 특성을 고려할 때 이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농금원이 계속 운용을 맡는 것이 좋겠다는 시장의 여론도 높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농수산식품 분야의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운용사 입장에서는 중복지원에 대한 부담감도 높다. 다른 출자사업과 농식품부, 해양수산부의 펀드가 함께 나왔을 때 농수산식품 펀드에 대한 지원의지와 관심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국벤처투자는 모태펀드 3차 수시출자에서 중복지원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실제로 2개 이상의 펀드를 위탁받은 운용사는 없었다.

연구용역을 통해 잠정적인 결론이 나온 상태지만 당시와 상황도 많이 달려졌다. 벤처투자에 대한 예산이 늘어나면서 모태펀드가 운용하는 펀드 규모가 훨씬 커졌다. 중기벤처부의 투자관리과와 투자회수과가 분리될만큼 벤처투자 업무가 확대됐다. 그 사이 정권도 바뀌어 기재부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농금원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금까지 9000억원 이상의 자조합를 조성했고 올해는 처음으로 청산실적도 낼 예정이다. 해산신청을 마친 펀드들의 경우 이미 원금회수 이상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한 기관에서 벤처투자펀드를 일괄적으로 운용하는 게 효율적일 수는 있다. 하지만 정책지원 펀드 자체가 자본시장의 경제성·효율성의 가치만 중시하는 분야는 아니다. 소외되기 쉬운 농수산식품 분야의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전문성을 갖춘 기관에서 운용을 전담하는 것이 해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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